영화 간단 후기

[영화 후기] 3월 2주차 관람 영화 결산

무비서포터 2024. 3. 11. 08:23
1. 이블 데드 라이즈 (Evil Dead Rise, 2023)

 

 

장르 : 공포, 스릴러

감독 : 리 크로닌

주연 : 릴리 설리반(베스), 알리사 서덜랜드(엘리), 가브리엘 에콜스(브리짓), 모건 데이비스(대니), 넬 피셔(캐시)

상영 시간 : 96분

 

비추천

 

 다 허물어진 아파트 지하에서 음침한 고서를 대니가 우연히 발견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우선 전작 '이블 데드' 리부트를 재밌게 봤던 사람으로서는 충분히 만족스러운 작품이었습니다. 기괴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분장과 연출력이 압권이며, 하나하나 시퀀스는 보는 눈을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경악스러우며, 충격적이었습니다. 인간이 상상할 수 있는 기괴함의 끝을 본 것 같은 그런 기분이었습니다.

 

 다만 보통 사람들에게 이 영화를 추천할 수 있냐면... 아니라고 말할 것 같습니다. 영화 시작하고 5분도 되지 않고... 끔찍한 장면들이 나오기 때문에, 보통의 비위로, 보통의 담력을 가진 사람은 절대로 이 영화를 보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오직 공포, 슬레셔 무비에 면역력이 MAX인 분들만 이 영활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2. 플랜 75 (Plan 75, 2022)

 

 

장르 : 드라마, SF

감독 : 히야카와 치에

주연 : 바이쇼 치에코(카쿠타니 미치), 이소무라 하야토(오카베 히로무), 카와이 유미(나리미야 요코), 스테파니 아리안(마리아), 타카오 타카(오카베 유키노), 오오카타 히사코(이네코)

상영 시간 : 113분

 

추천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는 일본 사회에서 연세가 75세가 넘은 노인들을 대상으로 안락사를 선택할 기회를 주는 디스토피아 사회, '플랜 75' 영화입니다. 예고편만 보았던 저는 정부가 노인들에게 자살을 강권하는 것으로 생각했지만, 영화를 보다 보면 '생각보다 인간적으로 자살을 장려하고 있다.'는 기분을 받았습니다. 우선 정부는 해당 플랜은 '개인의 선택'이며, 이를 선택할 시 10만 엔의 돈을 지급해 인생의 마지막을 즐겁게 보내고 생을 마감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다만 개인이 이 선택을 하게 되는 과정은 '비인간적'이라 볼 수 있습니다. 고립되고, 외롭고, 변변찮은 직장하나 구할 수 없는 독거노인들에게 삶을 유지할 힘조차 허락되지 않기에, 결국 스스로 죽음을 선택하게 되는  사회를 그리고 있습니다.

 

 '플랜 75'라는 시스템적인 요소와 이 요소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인물들의 사연들이 상당히 무겁고, 담담하게 묘사되어 관객들이 영화 세계관에 확 몰입될 수 있었지만, 각본의 흐름과 전율을 줄 수 있는 장면의 부재가 상당히 아쉬워 힘이 빠지는 영화이기도 했습니다. 이미 일본 사회는 진입했고, 한국도 곧 뒤를 이어 진입할 것 같은 고령화 사회를 어떻게 극복해야 할지 고민해 보게 만드는 무서운 영화, '플랜 75'. 여러분들에게 추천합니다.

 

3. 가여운 것들 (Poor Things, 2023)

 

 

장르 : 코미디, 로맨스, SF, 모험

감독 : 요르고스 란티모스

주연 : 엠마 스톤(벨라 백스터), 마크 러팔로(던컨 웨데번), 월렘 데포(굿윈 백스터 박사), 라미 유세프(맥스 매캔들리스), 제로드 카마이클(해리 애스틀리)

상영 시간 : 141분

 

비추천

 

 자살로 생을 마감한 임산부 머리에 신생아 뇌를 이식해 새로 탄생한 '벨라 백스터'의 성장과 완성을 다루는 영화입니다. 요스고스 란티모스 특유의 독특한 앵글과 초현실적인 미장센, 딱딱 끊어지는 영화 음악들이 상당히 매력적이며, 초현실적인 존재를 연기하는 엠마 스톤과 월렘 데포가 무척이나 인상 깊은 영화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나름 생각할 거리를 던지기도 합니다. 틀에 박힌 사회 사고에 거침없는 질문을 던지며, 기존의 관념을 깨부수려는 도전이 보이는 영화입니다.

 

 그러나 남들에게 추천하는 영화는 아닙니다. 첫째로 과도하게 노출, 정사 장면이 많이 들어가 있습니다. 과연 지인들과 이 영화를 즐길 수 있을지... 의문이 드는 영화였고요. 두 번째로는 주제의 미약함 때문입니다. 개인적으로 요스고스 감독의 이전작 '킬링 디어'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다루고 있는 주제의 깊이가 미약하고, 이미 옛날에 끝난 논쟁을 들고 온다는 생각이 들어서입니다. 영화 '가여운 것들'도 똑같았습니다. 벨라가 제기하는 논거가 단순하게 느껴지며, 이를 꺼내기 위해 표현하는 방식이 과도하다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화제가 된 이 영화에 호기심을 가진 분이나, 독특하고 완성도 높은 미장센을 공부하고 싶은 분들,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 작품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이 영화를 추천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