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후기] 2024년 8월 1주차 관람 영화 결산
1. 데드풀2 (Deadpool 2, 2018) |
장르 : 액션, 어드벤처, 블랙 코미디, 고어, 스플래터, SF
감독 : 데이비드 리치
주연 : 라이언 레이놀즈(웨이드), 조쉬 브롤린(케이블), 브리아나 힐데브란드(나가소닉 틴에이지 워헤드), T.J. 밀러(위즐), 빌 스카스가드(사이가이스트)
상영 시간 : 117분
비추천
불사의 몸을 가진 웨이드가 의문의 습격으로 여자 친구를 잃으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데드풀이라는 영화 특성상 사람을 창의적이고 잔혹하게 죽이는 모습을 영화의 특징으로 잡고 있습니다. 이런 소재로 웃음을 뽑아내는 영화에 호불호가 존재할 것으로 보아 영화를 비추천하게 되었습니다.
고어적인 부분을 제외한 영화의 나머지는 지극히 데드풀 영화스럽습니다. 예측 불허한 데드풀 캐릭터가 얼렁뚱땅 일을 해결하는 B급 액션 영화의 풍미가 진득이 느껴지는 영화라 할까요. 다만 영화 두 시간 중에서 초반 한 시간은 생각보다 지루했습니다. 이전 1편에서는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몰입하는 데 지장이 없었다면, 2편은 중반부터 본격적으로 액션이 진행되기 시작해서야 집중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역시 데드풀은 서사를 풀어놓는 진지한 이야기보다는 스타일리시한 액션 보는 재미로 보는 것 같아요.
2. 던전 앤 드래곤: 도적들의 명예 (Dungeon & Dragons: Honor Among Thieves, 2023) |
장르 : 서양 판타지, 액션, 코미디, 모험
감독 : 조너선 골드슈타인, 존 프랜시스 데일리
주연 : 크리스 파인(에드긴 다비스), 미셸 로드리게스(홀가 킬고어), 저스티스 스미스(사이먼 아우마르), 소피아 릴리스(도릭), 레게 장 페이지(젠크 옌다), 휴 그랜트(포지 피츠윌리엄), 데이지 헤드(소피나)
상영 시간 : 134분
추천
보드게임 D&D를 영화화한 판타지 영화입니다. 작년부터 저평가된 극장 영화라는 얘기를 많이 들었는데, 보고 나니 그 말이 맞는 것 같습니다. 이전 할리우드 전성기 시절에 꾸준히 나왔던 상업 영화 스타일을 답습하고 있고, 영화 초반부터 마지막까지 볼거리로 가득 차 눈이 즐거운 영화였습니다. 다만 몇몇 액션 장면은 심심하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카메라를 적극적으로 움직이지 않고, 고정시킨 채로 풀샷 액션을 진행하며 액션의 템포가 느려 보이고, 배우들의 동작이 작아 보이는 다소 아쉬운 연출이 군데군데 포진되어 있었습니다. 이런 장면들 때문에 '압도적으로 좋다!'라고 말하기엔 아쉽습니다만, 여러 액션들이 창의적이며, CG가 적절하게 사용되었으며, 보여주는 액션의 종류가 다양해 이 정도면 충분히 극장가에서 관객의 선택을 받을 자격이 충분한 할리우드 영화가 아닌가 생각이 들었습니다. 주말에 유쾌한 판타지 영화를 보며 머리를 식히고 싶은 분들에게 이 영화를 추천합니다.
3. 모던 타임즈 (Modern Times, 1936) |
장르 : 코미디
감독 : 찰리 채플린
주연 : 찰리 채플린(공장 노동자), 폴레트 고다드(집 없는 아이)
상영 시간 : 87분
추천
무성영화 시대를 풍미한 전설적인 배우, 찰리 채플린이 감독한 역작 '모던타임즈'입니다. 영화를 보며 놀라움을 금치 못한 점들이 꽤 많습니다. 하나는 해학적이며, 풍자적인 코미디란 무엇인지 고민해 보게끔 해주는 작품이라는 점입니다. 분명 영화를 보는 동안에는 찰리 채플린의 우스꽝스러운 슬랩스틱 코미디를 보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지만, 영화가 끝나고 돌이켰을 때 느껴지는 끝 맛이 달달하지만은 않은 씁쓸함을 남기고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가축만도 못한 취급을 받던 공장 노동자들의 기계적인 삶을 이렇게 완성도 높은 해학을 통해 표현해 낸 것이, 단순히 사실적으로 묘사하는 다큐멘터리와는 다른 맛으로 다가온다고 할까요. 이에 해학적인고, 풍자적인 코미디 장르의 의미와 의의에 대해 고민해 보게끔 만드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다른 점들은 찰리 채플린이라는 인물의 천재성입니다. 무성 영화 특성상 인물의 과장된 몸짓과 표정 연기가 상당히 중요하게 그려지는데, 찰리 채플린이 보여주는 사소한 몸짓 하나하나의 흡입력이 상당했습니다. 게다가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 무성영화에서 영화 음악(Score)의 중요성이 상당한데, 이를 전문 작곡가에게 맡긴 것이 아닌 대부분을 찰리 채플린 본인이 작곡했다고 합니다. 지금 들어도 세련된 음악들인데, 비전문가인 찰리 채플린이 작곡했는지 놀라울 다름이네요.
영화사에 큰 족적을 남긴 위대한 배우이며, 훌륭한 작품을 남긴 영화감독인 찰리 채플린의 불후의 역작, '모던 타임즈'. 무성영화에 관심이 있거나, 영화를 공부하고 싶은 분들, 슬랩스틱 코미디의 정수를 보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4. 국가의 탄생 (The Birth of a Nation, 1915) |
장르 : 전쟁, 드라마, 서사물
감독 : 데이비드 와크 그리피스
주연 : 릴리안 기쉬, 헨리 월설, 랠프 루이스, 매이 마쉬, 윌리스 라이드
상영 시간 : 195분
비추천
남북전쟁과 KKK단의 태동을 그려낸 작품입니다. 영화사에 큰 족적을 남긴 기념비적인 작품이라는 얘기에 보기는 했는데... 담고 있는 내용의 수준은 처참하기에 그지없습니다. 우선 서사물을 표방하며 역사적인 사건을 사실적으로 묘사하는 척 하지만, 실제로는 왜곡된 묘사들과 철저히 백인 우월주의 시선 및 남부 미국인의 시선을 대변한 묘사들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심지어 악한 흑인과 숭고한 KKK단을 묘사하기 위해, 흑인들을 무지하고, 야만스럽게 묘사하고 있는데, 여기서 또 백인들이 검게 분칠 하여 흑인을 연기하는 소위 Black Face(불량한 흑인을 연기하기에 예측되는 반발, 또는 흑인은 연기를 못한다는 인종차별적인 선입견)가 상당히 많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또 웃긴 건, 분열될 뻔한 미국을 위기에서 구원한 링컨 대통령은 건들지 못하겠던지, '링컨 대통령은 남부 재건에 우호적이었으며, 인간적인 대통령이었다. 이후 정권을 붙잡은 북부인이 남부 흑인을 자유롭게 만들며 사회를 혼란스럽게 만들었다.'는 어처구니없는 이야기까지...
이와 같은 내용들을 전부 차치하고 영화적으로만 보았을 때, 저는 큰 감명을 받지는 못했습니다. 여러 플롯이 동시에 전개되고, 화면의 불필요한 장면 프레이밍, 달리, 트랙킹샷 등등 이러한 기법들이 이 영화에서 창조되었다고 합니다만, 현대에 너무 안정적으로 반영된 기법들이라 그런지 색다름을 느낀다기보다는, 그저 '영화'를 본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아마 제가 이 영화보다 전에 상영된 영화를 본다면 이런 생각이 달라질 수도 있겠지만, 영화 공부를 위해 굳이 이 영화를 찾아볼 필요까지는 없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