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간단 후기

[영화 후기] 2024년 10월 1주차 관람 영화 결산

무비서포터 2024. 11. 4. 21:32
1. 조커: 폴리 아 되 (Joker: Folie a Deux, 2024)

 

 

장르 : 범죄, 드라마, 뮤지컬, 피카레스크, 사회고발

감독 : 토드 필립스

주연 : 호아킨 피닉스(아서 플렉), 레이디 가가(리 퀸젤), 브렌던 글리슨(재키 설리번), 캐서린 카키너(매리앤 스튜어트), 

상영 시간 : 138분

 

추천

 

 생방송에서 머레이를 쏴 죽이고, 고담시에 혼돈을 가져온 아서 플렉이 교도소에 수감된 이후, '아서 플렉'이라는 본인의 자아와 대중들에게 만들어진 '조커'라는 자아 사이에서 무엇을 선택할지 고민하는 이야기를 다룹니다. 해외 전문가, 대중 평점도 상당히 낮고, 국내에서도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는 작품입니다. 저도 처음 극장에서 보았을 때 상당한 혼란을 느꼈는데, 첫째로 제가 예상한 조커의 스타일과 완전히 달랐기 때문이며, 둘째로 그렇다고 영화의 완성도가 떨어지지는 않았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도 의미가 있는 내용이었고, 이를 전달하는 방식에 있어서 뮤지컬과 자신의 자아에 대해 혼란스러워하는 아서 플렉의 이야기를 차용하는 독특한 방식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제 기준에서는 추천할만한 영화라는 생각이 드네요.

 

 다만 영화의 태도에 있어서는 저도 다소 불편함을 느낍니다. 사건에 휘말린 아서 플렉을 보며 열광하는 관객을 할리 퀸에 투영시키고, 오직 조커만을 바라는 관객에게 가르치고자 하는 교조적인 태도가 은근히 드러난다고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교훈적인 생각을 중심으로 영화가 펼쳐지기 때문에 자유로운 상상이 가로막혔고, 스토리 전개가 조커 1에 비해서 덜 흥미롭게 전개되지 않았나 생각이 듭니다.

 

 조커의 이야기보다 아서 플렉이라는 인물의 이야기가 더 궁금한 분들에게, 메타포를 활용해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며, 능숙한 연출로 제작된 영화를 보고 싶은 분들에게 이 영화를 추천합니다.

 

2. 127시간  (127 Hours, 2010)

 

 

장르 : 모험, 드라마

감독 : 대니 보일

주연 : 제임스 프랭코(아론 랠스톤)

상영 시간 : 93분

 

추천

 

 주말마다 홀로 수직 절벽으로 여행을 떠나는 아론 랠스톤이 좁고, 높은 틈에서 떨어져, 돌멩이에 손이 끼이며 옴짝 달 딱하지 못하는 절망적인 상황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입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이고, 이 얘기를 들을 때마다 저는 늘 '아론이 어떻게 살아서 돌아왔을까?'라는 의문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해답은 영화 '마션'에 나오는 마크처럼 낙천적이고, 전문성을 가진 인물이었기 때문에 생환할 수 있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죠. 처음엔 나타나지 않지만, 극이 진행될수록 아론의 캐릭터성이 점차 나타나는 방식으로 전개되어 살아 돌아올 수 있을지 의문을 가지던 관객들에게, 그가 살아 돌아올 수 있던 이유를 추후에 던져주고 있습니다. 덕분에 초반 극의 긴장감이 조금 더 크지 않았나 싶습니다.

 

 연출적으로 흥미로우면서도, 불만족스러운 영화였습니다. 좁은 공간에서 펼쳐지는 이야기의 단조로움을 탈피하고자 세 가지 대표적인 연출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하나는 스크린을 3 분할하고, 각각의 화면에서 컷을 불규칙하게 놓아 지루함을 탈피한 것입니다. 영화 오프닝부터 이 방식을 채용하여 관객들에게 해당 연출을 소개하고, 적절한 상황에 완벽에 가까운 방식으로 해당 기법을 사용하고 있어 상당히 인상스러운 연출이었습니다. 다음은 아론의 환상 연출입니다. 극한의 상황에서 음식은커녕 물조차 제대로 마실 수 없는 아론이 정신착란과 같은 현상을 피할 수는 없었을 것입니다. 다만 해당 방식에서 사용되는 색감이 톡 튀는 주황색 계열을 사용하여, 몰입이 깨지지는 않았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지막으로는 아론의 공상입니다. 과거의 기억을 되짚거나, 갇힌 공간에서 탈출하는 막연한 희망이 이뤄지는 그의 공상이 중간중간 임팩트 있게 등장합니다. 아론이 겪고 있는 심리적인 어려움을 독특한 방식으로 표현하고자 했던 것으로 보이는데, 개인적으로는 조금 더 예술영화처럼 절제했으면 어떨까 생각이 들기는 했습니다.

 

 극한의 상황에서 생존한 아론의 기적적인 이야기를 담은 영화를 보고 싶은 분, 독특한 연출 기법이 매력적인 영화를 보고 싶은 분들에게 이 영화를 추천합니다.

 

3. 500일의 썸머 (500 Days of Summer, 2009)

 

 

장르 : 드라마, 로맨스, 코미디

감독 : 마크 웹

주연 : 조셉 고든-레빗(톰), 조이 데이샤넬(썸머)

상영 시간 : 95분

 

추천

 

 괴짜 톰이 종잡을 수 없는 매력을 지닌 썸머와 500일을 보내는 이야기를 다룬 영화입니다. 영화 초반부터 두드러지는 특징은 시간 순서가 순차적이지 않고, 섞여 있다는 점입니다. 톰과 썸머의 관계가 파국을 향하는 시점이 먼저 드러나, 풋풋한 사랑을 시작하는 둘의 관계가 순탄치 않을 것임을 미리 알고 시작하죠. 오히려 이점이 다른 로맨스 영화와 차별점으로 다가옵니다. 과연 둘은 어떻게, 왜 헤어지게 된 것인지 궁금증을 안고 보게 되기 때문이죠. 연출적으로도 흥미로운 영화였습니다. 주인공 톰의 기분에 따라 변하는 화면의 색감이 밝고, 어둡게 변하며, 첫 연애로 날아갈 것만 같은 기분을 유쾌한 퍼레이드처럼 보여주는 연출이 감독의 세심함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첫사랑이 여러 식물들이 만개하는 여름처럼 인생의 화려한 기억으로 남게 될 풋풋한 연애 영화를 보고 싶은 분들에게 이 영화를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