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간단 후기

[영화 후기] 2025년 1월 4주차 관람 영화 결산

무비서포터 2025. 1. 27. 16:39
1. 은빛살구 (Silver Apricot, 2025)

 

 

장르 : 드라마

감독 : 장만민

주연 : 나애진(김정서), 안석환(김영주), 강봉성(박경현), 김진영(김정해), 최정현(서주희), 박현숙(최미영)

상영 시간 : 121분

 

비추천

 

 아파트 청약에 당첨되었지만, 계약금이 없던 정서는 어머니에게 빚진 아버지의 돈을 받고자 동해시 묵호항 벌교횟집으로 향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룹니다. 이전에 본 한국 독립영화 '아침바다 갈매기는'처럼 자극적인 이야기가 몰아치는 것이 특징이며, 돈 하나에 죽고 사는 소시민의 모습을 그려내고 있습니다. 다만 개인적으로 이야기가 다소 산만하다는 것이 최대의 단점으로 와닿지 않나 싶습니다. 웹툰과 아버지, 어머니와의 관계, 주변인들의 개인 서사 등등 여러 이야기가 하나의 구심점을 가지지 못하고 흩어져 전하고자 하는 주제가 명확하지 않고, 매력적인 이야기를 만들지 못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만 자연광을 사용해 담아낸 시골 풍경이 이 영화의 최대 장점이 될 수 있겠네요.

 

2. 더 폴: 오디어스와 환상의 문 (The Fall, 2006)

 

 

장르 : 모험, 판타지, 드라마

감독 : 타셈 싱

주연 : 리 페이스(로이/마스크 밴디트), 카틴카 언타루(알렉산드리아)

상영 시간 : 117분

 

추천

 

 1900년대 초반, 오렌지 나무에서 떨어진 알렉산드리아가 스턴트를 하다 다리에서 떨어진 로이에게 신비로운 우화를 들으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룹니다. 예고편부터 느낄 수 있듯이 영화의 한 장면, 한 장면 버릴 것 없이 아름답고, 완벽한 장면들로 가득 차 있으며, 마치 이야기를 듣는 청중(알렉산드리아)이 로이가 전하는 이야기에 개입하며 전개가 뒤바뀌는 상호작용이 자칫 단순할 수 있는 영웅들의 정의구현극에 참신함을 불어넣고 있습니다. 올해 영화관에서 본 영화 중 가장 후회하지 않는 영화가 될 것 같네요. 하나의 명화를 보는 듯한 감정을 느끼며, 어렵지 않고, 감동을 선사하는 예술 영화를 보고 싶은 분들에게 이 영화를 추천합니다.

 

3. 노스페라투 (Nosferatu, 2024)

 

 

장르 : 공포, 다크 판타지, 미스터리

감독 : 로버트 에거스

주연 : 빌 스카스가드(올록 백작), 릴리 로즈 뎁(엘렌 후터), 토마스 후터(니콜라스 홀트), 에런 테일러 존슨(프리드리히 하르딩), 엠마 코린(안나 하르딩), 윌렘 데포(알빈 에버하르트 폰 프란츠 교수)

상영 시간 : 132분

 

추천

 

 도시를 뒤 삼킨 올록 백작의 역병을 물리치기 위해 엘렌과 폰 프란츠 교수가 힘을 합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룹니다. 기본적으로 '드라큘라'를 카피한 스토리라인을 가지고 있으며, 엔딩이 조금 뒤바뀐 것 이외에는 별다른 차이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이는 독일 영화사에서 '드라큘라' 영화 판권을 구매하지 않고 인기에 편승하고자 만들었기 때문이며, 그 작품이 영화사 시대의 걸작으로 칭송받기에 현재까지도 명성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영화의 만듦새는 나쁘지 않습니다. 특별한 각색 없이 1922년 작품 스토리라인을 따라가며, 특징적인 연출을 놓치지 않고 적절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다만, 무서워야 할 공포 영화이지만, 별로 무섭지 않고, 밋밋하기까지도 합니다. 다만 노스페라투 원작을 재밌게 본 사람들에겐 하나의 헌사가 되지 않을까 싶네요. 고딕 공포 영화를 적절하게 구현한 영화를 보고 싶은 분들에게 이 영화를 추천합니다.

 

4. 메모리 (Memory, 2023)

 

 

장르 : 드라마, 로맨스

감독 : 미첼 프랑코

주연 : 제시카 차스테인(실비아), 피터 사스가드(사울), 메릿 웨버(올리비아), 제시카 하퍼(서맨사)

상영 시간 : 102분

 

추천

 

 치매에 걸린 사울과 어릴 적 아버지에게 강간 당해 남자를 두려워하는 실비아가 만나 상처를 치유하는 과정을 다룹니다. 개인적으로 영화의 소재가 아쉽지 않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치매에 걸린 사울은 정신을 잃은 경우에 극 내에 손에 꼽습니다. 단 한 번 기억을 잃었고, 그 시간 이외에는 실비아와 사랑을 나눕니다. 치매를 다룬 '더 파더'나 '아무르'와 같은 작품과 비교했을 때, 치매라는 소재가 적극적으로 활용되지 않은 느낌이랄까요. 그리고 실비아의 아픔도 비슷한 느낌입니다. 어릴 적 아픔으로 인해 남자에게 벽을 세운 실비아이지만, 사울과 함께 아픔을 이겨낸다기보다는 사울과의 교류만이 유일한 통로로 부여되고 끝난 느낌이 있습니다. 다소 무거운 주제와 달리, 두 사람의 사랑 이야기가 주가 되어 기대와는 달리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역으로 잊을 수 없는 기억을 품고 있는 이들의 사랑 이야기라고 치환한다면 나름 괜찮은 작품입니다. 사울은 잊을 수 없는 소중한 기억을, 실비아는 잊을 수 없는 끔찍한 기억을 품 속에 안은 사람들로서 주변 인물들은 그들의 사랑을 이해하지 못하고, 가만두지 않으려고 합니다. 쉽게 웃지 못하던 이들의 입가에 생기가 도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가슴 한편이 따뜻해지는 영화가 아닌가 싶습니다. 사회로부터 격리되어 자유를 통제받고, 상처받은 이들의 연대와 사랑을 담은 드라마 영화를 보고 싶은 분들에게 이 영화를 추천합니다.

 

5. 애니멀 킹덤 (Animal Kingdom, 19)

 

 

장르 : 모험, 드라마, SF

감독 : 토마스 카일리

주연 : 로맹 뒤리스(프랑수아), 폴 키르셰(에밀), 아델 엑사르쇼폴로스(쥘리아), 톰 메스시에(픽스)

상영 시간 : 127분

 

비추천

 

 사람이 동물로 변하는 이상 현상이 창궐한 지구에서 점차 자신이 늑대로 변해가는 것을 깨달은 에밀의 이야기를 다룹니다. 예고편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동물로 변한 사람들이 꽤나 현실적으로 변하기에 그로테스크한 묘사에 거부감이 있는 분들에게 비추천합니다. 다만 콘셉트만 주어진 예고편과는 달리 영화 본편은 다양한 요소들로 꽉꽉 채워진 영화가 아닌가 싶습니다. 꽤나 현실적인 묘사와 안정적이고, 훌륭한 연출, 그리고 사회로부터 소외당하며, 사냥당하는 존재에 대한 은유를 탁월하게 녹여낸 영화라 생각합니다. 언제나 그렇듯 프랑스 영화는 기존 사고의 한계를 뚫으려는 시도를 보여주는데, 동물로 변이라는 독특한 소재를 적절하고, 다양한 상황에서 적합하게 표현하여 보는 이로 하여금 많은 생각을 품게 하고 있습니다. 독특한 설정의 예술 영화를 보고 싶은 분들에 한 번쯤 시청을 권합니다.

 

6. 밀정 (The Age of Shadows, 2016)

 

 

장르 : 액션, 스릴러, 첩보, 누아르, 드라마, 시대극

감독 : 김지운

주연 : 송강호(이정출), 공유(김우진), 한지민(연계순), 신성록(조회령), 츠루미 신고(히가시), 엄태구(하시모토)

상영 시간 : 1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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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제강점기, 일본 경사로 독립운동단체 의열단을 추적하던 이정출이 의열단의 밀정으로 포섭되어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룹니다. 화려한 출연진과 김지운 감독의 연출이 만나 볼만한 블록버스터 무비가 만들어졌습니다. 다소 과한 감정 연출이 들어있다고 생각이 듭니다만, 누구도 믿지 못하는 속고 속이는 상황 속에서 독립이라는 열원 하나만을 위해 목숨을 내바쳤던 독립운동가들의 의지가 느껴지는 영화였습니다. 어색한 CG가 다소 아쉽게 다가오지만, 이를 제외하면 영화관에서 팝콘 먹으며 즐겁게 볼 수 있는 영화가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일제강점기 시절 독립을 위해 희생한 열사들의 이야기를 치밀한 심리극, 액션극으로 담아낸 영화를 보고 싶은 분들에게 이 영화를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