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통신 시도는 가망 없는 노력이었다. 베이스캠프와 우주복 사이 송수신 연결망은 정상이었지만, 그 속엔 목소리가 전혀 담겨 있지 않았다. 실시간으로 로버를 지탱하는 나노튜브가 바닥에 갈려 나가고 있었지만, 여느 때 보다 로버의 속도가 이렇게 느리게 느껴졌던 적이 없었다. 어둠과 적막, 고요히 흐르는 시간 속, 우리의 오감은 저항할 새도 없이 속박되어 버렸다.‘제이슨. 대기 조성비와 기압 확인해보세요.’ 보조석에 앉은 플로렌스가 고개를 짐칸으로 흘끗 돌리며 내게 말했다. 나는 곧장 헬멧 디스플레이 패널을 조작해 최근 하루 동안 베이스캠프 내 대기 조성비를 확인했다. 모든 것은 정상이었다. 오직 밤에 약간 수소 비율이 증가했다가, 줄어든 것이 방금 발생한 재앙의 징후 중 전부였다.‘우리가 수거한 큐브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