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간단 후기

[영화 후기] 2024년 8월 5주차 관람 영화 결산

무비서포터 2024. 9. 17. 08:49
1. 빅토리 (Victory, 2024)

 

 

장르 : 드라마, 뮤지컬, 음악, 워맨스, 코미디, 학원, 시대극

감독 : 박범수

주연 : 이혜리(추필선), 박세완(장미나), 이정하(윤치형), 조아람(김세현)

상영 시간 : 120분

 

추천

 

 아이돌 백댄서라는 큰 꿈에 비해 좁디좁은 거제에서 댄스 동아리조차 제약이 생긴 추필선은 새로 전학 온 김세현에게 치어리딩을 배운다는 빌미로 춤을 출 공간을 마련하고자 시도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룹니다. 영화관에서 봤을 때, 생각보다는 괜찮은 영화라 생각이 들었습니다. 보통의 한국 영화에서 추구하는 클리셰를 따라가는 전형성을 보이고 있으나, 다양한 캐릭터와 각 배우들의 열정이 자칫 단조로울 수 있는 영화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놓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만 아쉬운 점은 치어리딩과 사회적 문제를 연관 지으려는 시도는 어설픈 면이 많았습니다. "축구 승리를 위해 치어리딩 > 약자들을 응원하기 위해 치어리딩"으로의 확장성을 가지며 이야기가 진행되지만, 정작 치어리딩을 시작한 축구 이야기의 비중이 줄었고, 사회 문제 또한 제약된 분량으로 인해 서사가 단순하다는 단점이 드러나게 됩니다. 딱 한 가지 주제에 끝까지 집중하지 못하며, 사회 문제를 어떻게든 비판하고자 하는 스토리 라인은 한국 상업 영화의 고질병이자, 맹점이 아닌가 싶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 속에는 한국 관객을 매료시킬 다양한 요소들이 적재되어 있습니다. 주말에 머리 식히며, 기분이 좋아지는 영화를 보고 싶은 분들에게 이 영화를 추천합니다.

 

2. 킬 (Kill, 2024)

 

 

장르 : 액션, 범죄, 스릴러, 드라마

감독 : 니킬 나게시 바트

주연 : 락시아 랄와니(암리트), 라가브 주얄(파니), 타냐 마닉탈라(툴리카)

상영 시간 : 105분

 

비추천

 

 한 여인을 사랑한 대위가 열차 무장 강도에 애인이 위험에 빠지자, 한 몸 다 바쳐 그녀를 살리기 위해 사투하는 이야기를 다룹니다. 이 영화는 무척이나 잔혹한 묘사가 많기에 대중 관객들에게 추천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고어한 장면에 면역이 있으며, 현실감 넘치는 액션을 좋아하는 분들에겐 즐길 유희거리가 하나 생겼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스토리는 단순하나, 영화 초반부터 마지막까지 끊이지 않는 현실적이고, 창의적인 액션 장면은 마치 영화 '존 윅'과 '익스트랙션' 영화를 보았을 때 느꼈던 쾌감을 선사하고 있습니다. 잔혹한 19금 액션 영화를 보고 싶은 분들에 게이 영화를 추천합니다.

 

ps. 참고로 인도 영화이지만 춤추는 장면은 없습니다.

 

3. 한국이 싫어서 (Because I Hate Korea, 2024)

 

 

장르 : 드라마

감독 : 장건재

주연 : 고아성(계나), 주종혁(재인), 김우겸(지명)

상영 시간 : 107분

 

추천

 

 한국 생활에 염증을 느낀 계나가 뉴질랜드로 떠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룹니다. 이 영화는 마치 계나라는 인물의 일기장을 펼쳐보는 듯한 느낌을 주는 영화였습니다. 비선형적이며, 생각나는 이야기를 그때그때 꺼내 이야기하며 관객들에게 전달하기에, 자칫 집중력을 잃어버리면 이야기를 종잡을 수 없어 당황스러울만한 영화였습니다.

 

 아마 이 영화는 호불호가 갈릴 것 같습니다. 그 요소는 바로 '관객들이 얼마나 작중인물 계나에게 공감하고, 이해하는가'일 것입니다. 평범한 영화는 캐릭터에게 몰입할 수 있는 우호적인 성격과 그것을 확인할 수 있는 사건들이 등장합니다. 그러나, 이 영화에서의 계나는 제멋대로이며, 충동적으로 움직이는 인물이기에, 관객들이 쉽게 공감하기는 어려운 전형의 인물이라 볼 수 있습니다. 때문에 관객들의 회사생활 경험이라는 외부적인 요소를 끌어와 계나의 상황에 대입시키는 관객이라면 공감할 요소가 많을 것이며,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겐 쉬이 접근하기 어려운 캐릭터일 것입니다.

 

 이를 극복하고 영화에서 전달하는 메시지에 집중하면 어떻게 인생을 살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하게끔 합니다. '과연 한국 사회에서 벗어나기만 한다면 행복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계나라는 인물과 그녀를 둘러싼 여러 인물들의 생활을 보여주며 관객들에게 답하고 있습니다. 이런 생각을 한 번쯤이라도 해본 분, 고아라 배우의 연기를 보고 싶은 분들에게 이 영화를 추천합니다.

 

4. 딸에 대하여 (Concerning My Daughter, 2024)

 

 

장르 : 드라마

감독 : 이미랑

주연 : 오민애(엄마), 허진(이제희), 임세미(그린), 하윤경(레인)

상영 시간 : 105분

 

추천

 

 간병인으로 근무하며 고된 일과를 보내던 엄마는 집을 구하지 못해 집으로 돌아온 딸아이와 그녀의 애인과 함께 지내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룹니다. 어.. 우선 영화를 보고 나서 들었던 생각은 상당히 강박적으로 만들어진 영화라 생각이 들었습니다. 얕은 심도를 초 단위로 조절해 촬영한 화면들, 이야기 전개를 위해 칼 같이 짜인 컷들을 보며 완벽주의를 추구하는 감독의 강박이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뭐, 같이 일하는 분들은 힘들겠지만, 보는 관객 입장에서는 실력 좋은 감독을 한 명 더 알게 되어 기분이 좋네요.

 

 영화의 스토리는 이어지지 않을 것 같은 두 주제를 엄마와 딸로 병치하여, 각자의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음을 감정적 동화를 통해 꼬집습니다. 꽤나 좋은 전개방식이기는 하나, 이 전개방식의 맹점은 공감해야 할 인물이 매력적으로 다가오지 않으면 급격히 약해지는 방식이라 생각이 듭니다. 이 영화에서는 대표적으로 딸과 애인이 그랬는데요. 힘들게 살고 있는 엄마에게 예의 없이, 자기 멋대로 행동하는 그들을 보니, 상당히 공감에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아무래도 엄마의 시점으로 이야기가 전개되기에 관객 입장에서는 딸의 상황과 마음을 온전히 이해하기 어렵지 않았나 싶습니다.

 

 메시지 전달에 있어 조금 아쉬운 면이 있지만, 그럼에도 보는 내내 깊은 몰입감을 선사하며, 끝까지 밀어붙이는 힘이 대단한 영화입니다. 사회적 약자 및 소수자에게 관심이 있고, 꽉 짜인 연출을 담아낸 한국 독립 영화를 보고 싶은 분들에게 이 영화를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