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아노라 (Anora, 2024) |
장르 : 드라마, 코미디, 멜로, 로맨스
감독 : 션 베이커
주연 : 마이키 매디슨(아노라 '애니' 메이헤바), 마르크 에이델스테인(이반 '바냐' 자하로프), 유리 보리소프(이고르), 캐런 캐러글리안(토로스), 바체 토브마샨(가닉)
상영 시간 : 139분
비추천
스트립 클럽에서 일하던 '아노라'는 우연히 러시아 갑부 2세 '바냐'를 만나며 황금빛 미래를 꿈꾸지만... 일이 틀어지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룹니다. 본문에 앞서 자극적인 노출이 자주 등장하는 영화이기에 평범한 관객들에겐 추천하지 않습니다. 다만 이와 같은 소재에 큰 반감이 없는 분들에겐 꽤나 재밌는 영화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영화라 어렵고, 난해할 것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2년 전에 수상한 '슬픔의 삼각형'과 같이 쉽고, 유쾌하며, 완성도 있으며, 인상적인 엔딩을 가진 영화이니, 부담감을 내려놓고 보아도 괜찮을 것이라 생각이 듭니다.
개인적으로 플로리다 프로젝트, 레드 로켓, 아노라까지, 총 세 편의 션 베이커 감독 영화를 본 입장으로서 가장 흥미로운 것은 비슷한 소재를 채용하였지만, 각 영화의 템포, 플롯, 개성이 이렇게 차이가 날 수 있는가 생각이 들었습니다. 각각 다큐, 피카레스크, 코미디를 메인 구심력으로 삼아 진행되는데, 특유의 장르적 템포에 대한 션 베이커 감독의 이해력이 남다르지 않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음에 나올 작품은 또 어떤 장르적 문법을 채택하여 관객들에게 선보일지 기대가 됩니다.
칸 영화제에서 황금 종려상을 수상하였으며, 스트리퍼가 진정한 사랑을 찾아 나서는 예측불허 대장정을 보고 싶은 분들에게 이 영화를 추천합니다.
2. 톰보이 (Tomboy, 2011) |
장르 : 드라마
감독 : 셀린 시아마
주연 : 조 허란(로레, 미카엘), 말론 레바나(잔), 잔느 디송(리사), 소피 카타니(어머니), 마티유 드미(아버지)
상영 시간 : 82분
추천
여자로 태어났으나, 본인을 남성으로 자각하는 로레가 새로운 곳으로 이사와 친구를 사귀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룹니다.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으로 유명한 셀린 시아마 감독의 초기작으로 프랑스 영화답게, 성 정체성 문제를 상당히 직설적이고, 정면 돌파하고 있는 작품입니다. 축구도 능숙하고, 힘도 밀리지 않으며, 행동과 외모도 남성과 다를 바 없지만, 오직 생물학적 성별이 여성이라는 이유로 당당할 수 없는 로레의 사투가 묻어 나오는 영화입니다. 개인적으로 생물학적인 성은 현재로서 극복 가능한 문제는 아니라 생각이 들지만, 개인의 행동을 성별로 제약하는 것은 평등에 위배되는 억압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때문에 영화에서 닿고자 했던 목적에 완전히 공감하기는 어렵지만, 조건이 달린 평등이라는 모순적인 말은 극복돼야 할 과제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리고 셀린 시아마 감독이 영화의 주제와 연출을 접목시키는 힘이 상당하다고 느껴졌습니다. 다소 직설적인 표현들이지만, 남성성은 파란색, 여성성은 빨간색으로, 남성은 우측에서 좌측을 바라보며, 여성은 좌측에서 우측을 바라보았으며, 여성은 집안에서 발코니 창살 사이로 외부를 내다볼 뿐이지만, 남성은 집 밖을 나가 자유를 만끽한다는 상징들이 영화의 주제를 완전히 뒷받침하는 연출이라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셀린 시아마 감독 작품에 흥미가 있으며, 성 정체성 논란에 정면으로 의의를 제기하는 직구 영화를 보고 싶은 분들에게 이 영화를 추천합니다.
3. 블레이드 러너 (Blade Runner, 1982) |
장르 : SF, 사이버펑크, 드라마, 느와르
감독 : 리들리 스콧
주연 : 해리슨 포드(릭 데커드), 숀 영(레이첼), 룻거 하우어(로이 배티), 대릴 한나(프리스)
상영 시간 : 117분
추천
인간을 대신해 행성을 개척하는 복제 인간 '레플리칸트'가 지구에 밀입국했다는 사실에 전직 베테랑 블레이드 러너, 릭 데커드를 경찰이 찾아오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룹니다. 고전 SF 명작으로 익히 알려져 있으며, 수많은 작품들에게 영향을 끼친 기념비적인 작품으로 비 내리는 꿉꿉한 디스토피아 미래 도시의 원형이 여기서 세워진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익숙한 풍경이 펼쳐졌습니다. 다만 당대의 평가가 박했던 작품이기도 했는데, 거대한 세계관이 무색할 정도로 단순한 이야기와 빈약한 주제 의식이 단점으로 지적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다만 연출적으로 상당히 인상적인 작품이었는데, 실험적 연출로 직접적으로 내리쬐는 빔 조명, 기괴한 생물 변형체들, 그리고 물로 흥건한 바닥까지.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이색적이었으며, 왜 많은 팬덤을 양성해 냈는지 이해가 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그 특유의 분위기는 40년이 지난 현재에도 이어져 오고 있으니... 역시 위대한 도전은 무모한 실험에서부터 시작되는 게 아닐까 싶네요. 리들리 스콧 감독의 팬이며, 디스토피아 SF를 보고 싶은 분들에게 이 영화를 추천합니다.
'영화 간단 후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영화 후기] 2024년 11월 4주차 관람 영화 결산 (1) | 2024.12.02 |
---|---|
[영화 후기] 2024년 11월 3주차 관람 영화 결산 (1) | 2024.12.02 |
[영화 후기] 2024년 11월 1주차 관람 영화 결산 (5) | 2024.11.10 |
[영화 후기] 2024년 10월 2주차 관람 영화 결산 (2) | 2024.11.09 |
[영화 후기] 2024년 10월 1주차 관람 영화 결산 (7) | 2024.11.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