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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추천] 더 포스트 - 진정한 언론의 미덕 (The post, 2017)

무비서포터 2023. 7. 12. 00:00

안녕하세요. 무비서포터입니다.

 

 오늘 들고 온 영화는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더 포스트'라는 작품입니다. 이 영화는 베트남 전쟁의 실상을 폭로한 워싱턴 포스트 신문사의 실화를 다루고 있는 영화입니다. 언론 매체를 다룬 명작 영화로 '스포트 라이트'와 자주 거론되는 쌍두마차 작품입니다. 스포트 라이트가 차가운 시선으로 사건을 다룬 작품이라면, 더 포스트는 보는 이들로 하여금 마음속에 불을 일으키는 작품이라 할 수 있겠네요. 명분 없는 전쟁, 베트남 전쟁을 끝내기 위한 미국 언론의 노력을 확인할 수 있는 영화 '더 포스트'. 여러분들에게 추천합니다.

 


 

영화 소개 (스포일러 x)

 

 

더 포스트 예고편

 

"우리가 보도하지 않으면, 우리가 지고, 국민이 지는 겁니다."

- 극 중 벤의 대사

 

장르 : 드라마, 역사, 스릴러

감독 : 스티븐 스필버그

주연 : 메릴 스트립(캐서린), 톰 행크스(벤)

상영 시간 : 115분

 

  이야기는 격전의 현장, 1966년 베트남에서 종군기자 댄이 기사를 쓰는 장면으로부터 시작합니다. 현장에서 모든 것을 지켜본 댄은 수많은 미군이 희생되었음에도, 전쟁이 순조롭지 않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그는 이 사실을 국방장관에게 숨김없이 말합니다. 승리를 위한 미국의 노력이 모두 부질없었다는 사실을 말이죠. 전쟁을 중단해야 할지 고민하던 국방장관은 직언한 댄에게 감사를 표하며 생각에 빠집니다.

 

 그러나 비행기에서 내린 국방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전쟁에서 고무적인 성과를 성취했다며 거짓말을 시연하죠. 뻔뻔한 거짓말에 발걸음을 멈춰서 국방장관을 바라보던 댄. 이내 그는 결심한 듯, 무거운 발걸음을 옮깁니다. 그는 랜드 연구소에서 근무하며 베트남 전쟁을 분석하고 있었습니다. 이 분석을 토대로 미래의 전쟁을 대비하는 곳이죠. 그러나, 그곳에서 내린 결론은 충격적이었습니다. 그들이 작성한 보고서에는 미국은 베트남에서 돈과 시간, 그리고 무수히 많은 국민을 소모하며 미국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싸우고 있다고 결론을 내었던 것이죠. 댄은 해당 결과를 포함한, 방대한 분량의 보고서를 밀수하고, 그 자료를 진실을 밝힐 수 있는 곳에 보내고자 합니다.

 

 캐서린은 막 상장을 하려던 중소규모의 신문사, 워싱턴 포스트의 CEO입니다. 남편이 자살로 생을 마감하고 경영권을 이어받은 사람이지만, 여성이라는 이유로 뒷얘기가 나오던 인물이죠. 갖은 수모를 겪지만, 기업의 도약을 위해 개의치 않은 척 태연하게 행동합니다. 그러던 중, 뉴욕 타임스에서 거대한 기사를 준비하고 있다는 사실을 전해 듣습니다. 미국을 뒤집어 놓을 거대한 폭로. 바로 베트남 전쟁의 실상을 알리는 것이었습니다.

 

 벤은 대통령의 딸 결혼식이나 기자 1면으로 실었다는 것에 성을 내며,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 뉴욕 타임스 보도를 따라가고자 합니다. 그러던 중, 캐서린의 지인이 폭로 핵심 인물과 친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는 그녀의 친구를 정보원으로 활용하자는 제안을 하는데요. 캐서린은 우정을 이용하고 싶지 않다며 거절하며, 혹여 그녀의 친구가 정보원 역할을 한다고 해도, 정부 인사들과 척을 지는 것이 기업에 악영향을 끼칠까 걱정합니다. 벤은 보도를 위해 완강하게 그녀를 설득하지만, 총책임자인 캐서린은 우유부단한 모습을 보이며 쉽게 승낙하지 못합니다... 과연 그들은 갈등을 이겨내고, 성공적인 보도를 할 수 있을까요?

 

 

 

 

 

이런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 '울림을 주는 영화를 좋아하는 분', '역사물을 좋아하는 분', '베트남 전쟁에 관심이 있는 분'

 

이런 분들에게는 비추천합니다! : '다소 지루한 영화를 싫어하는 분', '다양한 등장인물이 출현하는 영화를 싫어하는 분', '다소 작위적인 표현을 싫어하는 분'

 

여기까지 영화를 보지 않은 분들을 위한 스포일러 없는 영화 소개입니다.

 

아래로 내리시면, 제가 영화를 여러분들에게 추천하게 된 계기를 스포일러와 함께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진실을 위한 발자취

 

 

 여타 다른 예술영화들처럼 '더 포스트'는 원테이크로 이루어진 장면이 많습니다. 미학적이고, 테크니컬한 영화를 만들기 위해 원테이크를 활용하기는 하나, 이 영화는 다소 차이가 존재합니다. 원테이크이지만 원거리에서 롱샷을 잡는 경우가 드물고, 인물의 클로즈업, 혹은 풀샷을 역동적으로 담아내죠. 게다가 두 사람이 만나 정보를 공유한 다음에 그 정보가 다른 사람에게 넘어갈 때, 카메라는 정보를 건네받은 사람을 따라 이동합니다. 이는 우리가 기사 하나를 접하기 위해 무수히 많은 노력이 있었음을 보여주기 위함입니다. 그들의 손에 쥐어진 서류가, 그들이 느끼고 있는 감정이 하나하나 관객에게 여과 없이 전달되어, 진실을 파해치는 기자들과 함께하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거대한 외압의 공포

 

 

 자유민주주의의 기본 골자 중 하나는 '표현의 자유'입니다. 이는 언론이 국가의 잘잘못에 대해 비판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국가는 이를 존중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뉴욕 타임스에 소를 제기하고, 펜타곤 페이퍼를 보도할 수 없게 막아버린 미 행정부의 처사는 언론의 입을 봉하는 것과 다름이 없었습니다. 이는 미국 수정 헌법 제1조 "특정 종교를 국교로 정하거나, 자유로운 종교 활동을 방해하거나, 언론의 자유를 막거나, 출판의 자유를 침해하거나, 평화로운 집회의 자유를 방해하거나, 정부에 대한 탄원의 권리를 막는 어떠한 법 제적도 금지한다."에 위반되는 행위였죠.

 

 그럼에도 공산주의와 전쟁이라는 이념 갈등이 미국 전역을 잠식한 상황이었습니다. 그들이 뉴욕 타임스에 기소를 했을 때, 기밀문서에 불법적 접근 및 유출에 혐의를 걸어 간첩 방지법으로 기소했습니다. 진실을 폭로한 것이 국가의 안녕을 위협하는 요소로 생각한 것입니다. 국민의 알 권리보다, 나라의 위신이 중요시되었던 시기이며, 미 역사상 처음으로 언론 보도를 중단시킨 초유의 사태. 흡사 독재정권에서나 일어날 법한 일이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벌어지고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럼에도 신념을 굽히지 않는 이유는

 

 

 작중 캐서린은 수많은 위기에 봉착해 있었습니다. 그녀가 운영하는 워싱턴 포스트는 당시 중소 규모의 언론사였습니다. 메이저 언론사가 되기 위해서는 회사를 상장해, 점차 몸집을 불리는 것이 중요했죠. 뉴욕 타임스가 베트남 전쟁을 폭로한 순간은 바로 이 시기, 회사를 막 상장한 무렵이었습니다. 언론으로서 베트남 전쟁의 실상을 다루는 것은 마땅히 해야 할 일이었지만, 진실을 외친 언론이 출간 정지 당하는 상황은 그녀에게 위협적으로 다가왔습니다. 왜냐하면 '상장 후 일주일 간, 어떠한 이유로든 출판이 중지된다면 상장을 무효화된다.'라는 문구 때문에 출판 정지를 당하면 안 되는 상황이었습니다. 폭로 한 번에 회사의 운명을 걸어야 하는 상황이었죠.

 

 게다가 그녀는 정부 쪽에 아는 인사가 많았습니다. 정치인의 자식 이름을 알고 지내며, 자신의 상장 기념 파티에 정계 인물들을 초청할 정도로 인연이 깊었죠. 게다가 우유부단한 성격의 그녀는 회사의 안위를 위해 절대로 보도하면 안 된다는 경영진의 말에 휘둘리기도 합니다. 이는 툭하면 여자라고 무시하고, 사망한 전 남편이 더 잘했다며 치켜세우는 분위기 때문에 생겨난 자신감의 결핍으로 발생한 우유부단이었죠.

 

 

 혼란스러운 상황 속에서 그녀는 점차 무게 중심을 잡아가기 시작합니다. 벤과 나눈 대화가 결정적이었는데요. 벤은 캐서린처럼 정부와 친하게 지냈던 언론인 중 한 명이었습니다. 케네디 대통령이 사망했던 그날, 자신이 친구라고 생각했던 정부 관계자가 병원에서 '케네디 사망을 보도하지 말아 달라'라고 부탁하자 벤은 자신과 정부 관계자 사이에 보이지 않는 벽을 느낍니다. 자신은 그를 친구로 생각했지만, 그는 벤을 적으로 보고 있던 것이었죠. 친해짐으로써 적을 포용하던 정부의 민낯을 벤은 그때 느낄 수 있던 것이었습니다.

 

 언론인은 정부와 친해질 수 없습니다. 아니, 친해져서는 안 됩니다.

 

 

 잊어버렸던 직업윤리를 깨우친 캐서린은 일생일대의 위대한 도박을 시행합니다. 뉴욕 타임스의 뒤를 이어, 펜타곤 페이퍼를 폭로하는 것이었죠. 불행 중 다행으로 워싱턴 포스트는 간행 중지 처분을 받지 않았고, 워싱턴 포스트의 지원으로 뉴욕 타임스도 권력의 압력에서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아쉽지만, 저는 이 영화의 엔딩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대법원에서 나오는 캐서린을 주변으로 기자 하나 없이, 오직 여성들이 묵묵히 캐서린을 바라보는 모습. 현실성이 떨어지는 모습이며, 의도를 품은 작위적인 장면이기에 거부감이 들었습니다. 캐서린이 주목받는 것은 이해할 수 있으나, 오직 캐서린만이 주목받는다면, 2시간 동안 보여주었던 많은 사람들의 긴 발자취가 무슨 의미가 있을지 의문이 드는 장면이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위적인 설정을 배제하면 이 영화가 전하려는 메시지의 가치는 소중하다고 생각합니다. 언론의 가치를 되새길 수 있던 영화, 더 포스트였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한 줄 평으로 마무리하겠습니다.

 

 

"언론의 미덕은 타협이 아닌 올곧은 신념이다."

 

영화 추천은 매주 월, 수, 금요일 정각에 업로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