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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추천] 틱, 틱... 붐! - 당신이 인생의 길목에서 방황하고 있다면 (Tick, Tick... Boom!, 2021)

무비서포터 2023. 7. 17. 00:00

안녕하세요. 무비서포터입니다.

 

 오늘 들고 온 영화는 천재 음악가 조너던 라슨의 전기 영화, '틱, 틱... 붐!'입니다. 그는 1990년대 뮤지컬 '렌트', '틱, 틱... 붐!'을 제작하고는 35살이라는 젊은 나이에 세상을 타계한 비운의 인물이죠. 그중, '틱, 틱... 붐!'은 뮤지컬 작곡가로 성공하기 위해 허우적거렸던 그의 젊은 시절을 직접적으로 묘사한 뮤지컬입니다. 아무것도 이루지 못한 채로 30살이 다가오며 실패가 다가오는 미래를 마치 폭탄 타이머가 울리는 듯 표현했습니다. 그의 삶을 지켜보면, 걱정과 불안으로 가득했던 우리의 젊은 시절을 보는 듯하기도 합니다. 나이의 십의 자리 숫자가 세 번째로 바뀌는 순간이 다가왔지만, 아무것도 이루지 못한 조너선의 불안함을 자조적으로 다룬 영화, '틱, 틱... 붐!'. 여러분들에게 추천합니다!

 


 

영화 소개 (스포일러 x)

 

 

틱, 틱... 붐! 예고편

 

"넌 시간이 없지 않아"

- 극 중 마이클의 대사

 

 

장르 : 전기, 드라마, 뮤지컬

감독 : 린 마누엘 미란다

주연 : 앤드류 가필드(조너선 라슨), 알렉산드라 쉽(수전), 로빈 드 지저스(마이클), 바네사 허진스(카레사), 조슈아 헨리(로저), 브래드리 휘트포드(스티븐 손드하임), 쥬디스 라이트(로사 스티븐스)

상영 시간 : 120분

 

 이야기는 존이 워크숍에서 자신을 소개하며 시작합니다. 그는 머릿속에 울려 퍼지는 시계 소리를 표현하는데, 마치 시한폭탄의 소리처럼 느껴진다고 하죠. 그가 들려주는 스토리는 자신의 30번째 생일을 일주일 앞둔 1990년으로 돌아갑니다.  다른 유명 뮤지션들과 자신의 부모님은 무언가를 이룬 시기이지만, 자신이 8년 동안 제작한 뮤지컬을 대중에 제대로 보여주지도 못한 조너선. 그의 고민은 점점 커져만 갑니다.

 

 그에게도 기회가 찾아옵니다. 아이라 와이츠만의 도움으로 자신이 만든 '슈퍼비아' 뮤지컬을 처음으로 공개하는 워크숍을 열게 되죠. 자신의 친구들은 그의 워크숍을 진심으로 기대합니다. 그들도 조너선처럼 꿈을 가지고 뉴욕으로 왔지만, 녹록하지 않은 현실과 타협을 한 인물들이죠. 소꿉친구 마이클은 어릴 적부터 배우에 꿈을 가졌지만, 캐스팅되지 못하고 유명 광고회사에 들어갑니다. 여자친구 수전은 의대를 나와 장래가 유망했지만 현대무용에 관심이 생겨 극단에 들어갔지만, 심각한 발목 부상으로 6개월 동안 쉬어야 했습니다. 그 기간은 그녀의 열정을 꺾이게 만들기 충분한 시간이었죠. 조너선은 수전이 유망한 아티스트라 생각하지만, 수전은 현실과 타협해 댄스 강사가 되고자 합니다.

 

 조너선은 꿈을 접는 친구들의 모습에 괴로워합니다. 돈을 쫓는 것이 어둠의 길이라며, 자신을 광고회사에 소개하는 마이클을 저주하기도 하죠. 그러나 회사에 취직한 후, 그가 사는 최고급 아파트를 보고는 크게 흔들리기 시작합니다. 그것은 지하철을 타고 출퇴근하는 자신의 모습을 더욱이 비참하게 만들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꿈을 포기하지 않는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그것은 어릴 적 '웨스트사이드 스토리'라는 뮤지컬을 만들어 거장으로 거듭난 스티븐 손드하임에게 자신의 노래를 들려주었을 때, 그는 조너선의 음악이 '주제가 명료하고, 탁월한 가사와 선율이 훌륭했다'라는 극찬을 남겼죠. 그리고 하나의 피드백을 남겼는데, 극 중 전환점이 되는 지점에 엘리자베스의 노래를 넣어 주인공 길잡이 노릇을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의견을 남기죠. 스티븐의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하는 조너선은 곡의 중요성은 인지하지만, 2년 동안 그 곡을 작성할 수 없었습니다. 워크숍은 일주일도 남지 않았으나, 뮤지컬은 미완성인 상황. 그는 과연 뮤지컬을 완성하고, 성공적으로 워크숍을 마무리할 수 있을까요?

 

 

이런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 '뮤지컬 영화를 좋아하는 분', '한 사람의 삶을 살펴보고 싶은 분', '젊은 시절에 꿈을 쫓아 방황해 본 경험이 있는 분'

 

이런 분들에게는 비추천합니다! : '뮤지컬 영화를 싫어하는 분', '다소 복잡한 플롯 배열을 싫어하는 분'

 

여기까지 영화를 보지 않은 분들을 위한 스포일러 없는 영화 소개입니다.

 

아래로 내리시면, 제가 영화를 여러분들에게 추천하게 된 계기를 스포일러와 함께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본문에 앞서, 노래를 들으며 시작하시죠!

 

 

시계소리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늘 익숙지 않습니다. 시간이 이렇게 흘렀나 놀랄 정도로 늘어나는 숫자들은 낯설기만 하죠. 하고 싶은 것은 많은데, 줄어드는 시간은 우리를 초조하게 만듭니다.

 

 조너선은 재능이 있는 작곡가입니다. 그의 재능은 스티븐 손드하임에게 인정받을 정도로 가능성이 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천재들과 자신을 비교하면 지금까지 이뤄낸 성과는 초라하기 그지없습니다. 세기의 천재 비틀즈와 스티븐 손드하임은 20대 중반에 이미 많은 것을 이뤄냈으나, 본인은 8년이 넘는 시간 동안 뮤지컬 하나를 완성시키지도 못했습니다. 일주일 후에 맞이하는 그의 30살 생일은 뮤지컬 작곡가로서 성공할 수 있는 시간의 마감처럼 그에게 심리적 압박감을 부여하고 있었죠.

 

 마치 시한폭탄처럼 흐르는 시간. 그는 친구들을 보며 이게 마지막 기회라는 것을 깨닫습니다. 어릴 적부터 배우를 꿈꿨던 마이클은 광고회사로 취업했고, 현대무용에 열정이 있던 수전은 댄스강사로 발길을 돌리고자 합니다. 친구들의 시한폭탄이 터진 것을 본 조너선은 자신의 시간도 별로 남지 않았다는 걸 깨닫죠.

 

 그러나 아직 그에겐 폭발이 실패로 인한 망조의 소리가 아닌, 성공의 경쾌한 폭발음으로 바꿀 수 있는 기회가 있습니다. 아이라 와이츠만이라는 한 극단의 뮤지컬 담당자가 조너선의 재능을 귀하게 여겨, 워크숍 기회를 준 것이죠. 처음으로 세상에 공개하는 그만의 뮤지컬이 조너선 인생의 중요한 분기점이 될 희망이었습니다.

 

 

 그의 워크숍에는 친구들과 유명인사들이 참석했습니다. 심지어 거장 스티븐 손드하임도 그의 뮤지컬에 참석하여 관람하고 가죠. 많은 사람들이 칭찬했으나, 로자에게 돌아온 말은 냉담했습니다. 브로드웨이에 올리기에는 대중성이 부족하고, 오프브로드웨이에 올리기에는 비용이 많이 들어간다는 것. 결론적으로 그의 뮤지컬은 좋은 평가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8년의 시간을 들여 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세상으로 나갈 수 없었습니다.

 

 그가 원망하던 나이, 30살이 되어서도 세상으로 나간 작품 하나 없는 뮤지컬 작가가 된 조너선. 그는 마이클 광고회사로 찾아가 돈이 되는 일이라면 뭐든지 하겠다고 말합니다. 마치 그의 시한폭탄이 실패로 터져, 울부짖으며 현실과 타협하려는 모습이었죠.

 

 그러나 마이클의 생각은 달랐습니다. 조너선의 워크숍은 인상 깊었으며, 그에겐 아직 시간이 남아있다고요. 알고 보니 마이클은 에이즈로 죽어가고 있었습니다. 광고회사에 취업한 까닭도 죽기 전에 한 번 호화로운 삶을 누려보고 싶다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조너선이 남은 시간이 없다고 한들, 죽음을 앞둔 마이클보다 적겠습니까? 30살이라는 나이는 성공하기 늦은 나이가 아니었습니다. 아니, 죽기 전까지 어떤 숫자의 나이도 그가 늦었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조너선은 이후 '렌트'와 '틱, 틱... 붐!'이라는 뮤지컬을 만들고 35살의 젊은 나이에 세상을 타개합니다. 5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역사에 남을 뮤지컬 두 개를 만들고 떠났죠. 만약 그가 마이클을 따라 광고 회사에 입사했다면, 우리는 이 영화를 볼 수 없었을지도 모릅니다.

 

 그가 남긴 족적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있습니다. 무언가를 시도하는 것에는 정해진 때가 없다는 것입니다. 특히 한국 사회가 더더욱 그런 풍조가 강하지 않나 싶습니다. 20살의 나이엔 대학을 가고, 대학을 졸업하면 곧장 기업에 취직하며, 취직하고는 결혼, 내 집마련 등 국민들에게 정해진 삶의 계획표가 제시되어 있고, 규격에 맞지 않는 사람들을 실패자라 부르는 풍조요.

 

 이에 대한 반례는 손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늦깎이 만학도로 젊은 사람들을 제치며, 수능 고득점하는 사람들도 있고, 늦은 나이에 영화감독으로 입봉 해, 훌륭한 작품들을 만든 이창동 감독님과 같은 분들도 계십니다. 만약 이분들의 생각이 나이라는 틀에 갇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고 한다면 이런 성취는 영원히 존재할 수 없었겠죠. 굳이 성공하기 위해서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 살면서 한 번쯤은 해봤으면 했던 것들을 늦은 나이에서라도 시도해 보는 것이 중요하지 않나 싶습니다.

 

 아직 시간은 남아있으니까요.

 


 저는 이 영화가 꿈을 잃어버렸거나, 꺾인 이들에게 묵직한 메시지를 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틱... 틱... 흘러가는 시간, 언제 죽을지 모르는 삶, 단 한 번 사는 삶에서 열정 없이 빛을 바란 채로 살아가는 것은 너무나도 시간이 아깝다고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한 줄 평으로 마무리하겠습니다.

 

 

"아찔하게 흐르는 시간 속에 간절하게 붙잡아야 할 꿈"

 

영화 추천은 매주 월, 수, 금요일 정각에 업로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