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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추천] 머니볼 - 전설이 된 언더독 실화 (Moneyball, 2011)

무비서포터 2023. 7. 28. 00:00

안녕하세요. 무비서포터입니다.

 

 오늘 들고 온 영화는 브래드 피트 주연의 '머니볼'이라는 영화입니다. 이 영화는 2002년 '오클랜드 애슬래틱스' 야구구단의 단장 '빌리 빈'이 팀을 통계에 기반하여 리빌딩 한 후, 20연승이라는 기적을 써 내려간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스포츠 영화는 보통 해당 스포츠의 룰과 역사를 숙지하고 있어야 재밌게 볼 수 있다는 선입견이 있으나, 이 영화는 야구를 모르는 사람이 봐도 충분히 긴장감을 느끼며 즐길 수 있는 영화입니다. 리그 바닥에서, 상위권까지 도약하는 애슬래틱스의 언더독 이야기를 감동적으로 그려낸 영화, '머니볼'. 여러분들에게 당당히 추천합니다!

 


 

영화 소개 (스포일러 x)

 

 

머니볼 예고편

 

"이래서 야구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어"

- 극 중 빌리 빈의 대사

 

 

장르 : 드라마, 스포츠, 전기

감독 : 베넷 밀러

주연 : 브래드 피트(빌리 빈), 조나 힐(피터 브랜드), 로빈 라이트(샤론), 필립 세이모어 호프만(아트 하우), 세리스 도시(케이시 빈), 크리스 프랫(스캇 하테버그)

상영 시간 : 133분

 

  이야기는 불이 꺼진 깜깜한 야구 경기장에 빌리 빈이 앉아 있는 장면으로부터 시작됩니다. 플레이오프 오클랜드와 뉴욕 양키스 경기가 있는 그날 밤, 단장인 빌리 빈은 자신의 징크스 "자신이 야구를 보면 경기가 풀리지 않는다."를 몸소 실천하고 있었죠. 구단 야구 직원도 그의 징크스를 알기에 복도를 지나치던 빈의 눈치를 보며 야구 경기를 중계하는 티비를 끄려고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클랜드 구단은 뉴욕을 이기지 못합니다. 가난한 구단이 양키스를 상대로 선방했다는 말은 많은 사람들에게 칭찬으로 들리겠지만, 빌리에게는 아니었습니다. 그저 돈 없는 구단의 우승은 절대로 거머쥘 수 없는 헛된 꿈이라 말하는 것처럼 들릴 뿐이었습니다.

 

 새 시즌이 다가오고, 애슬래틱스 구단의 명품 타자 '지암비'가 다른 구단으로 이적한다는 소식이 들려옵니다. 홈런 39개와 120타점, 2루타 47개를 칠 1루수가 필요한 상황. 사실상 구단 예산으로는 그만한 타자를 구할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돈 많은 부자 구단처럼 생각하면서 타자를 영입하고자 하는 상황에 빌리 빈은 쇄신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낍니다.

 

 클리브랜드 구단으로 찾아가 선수 교환 협상을 진행하는 빌리 빈. 자신의 어떤 제안을 하더라도 한 사내의 의견을 통해 단장이 의사결정을 하는 것을 보고 빌리는 의아함을 느낍니다. 협상이 끝나고 곧장 피터를 찾아가는 빌리. 결국 주차장에서 피터가 가지고 있는 야구에 대한 관점을 듣게 됩니다. 모든 야구 선수들의 능력은 수치화될 수 있으며, 이를 객관화하여 선수의 몸값이 적당한지, 혹은 부풀려져 있거나, 저평가되지는 않았는지 판단할 수 있는 '머니볼' 이론을 듣게 되죠.

 

 이에 빌리는 만약 피터라면, 어린 시절 유망주였던 빌리를 1순위로 영입할 것이냐고 묻는데... 피터는 9순위로 영입할 것이라 답합니다. 그 대답은 빌리의 마음을 움직이게 했고, 그를 곧장 부단장으로 영입합니다. 과연 빌리는 적은 예산으로 저평가된 선수를 영입해 구단을 승리로 이끌 수 있을까요?

 

 

 

 

 

이런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 '언더독 이야기를 좋아하는 분', '주인공의 아픔을 극복하는 이야기를 좋아하는 분', '감동적인 이야기를 좋아하는 분'

이런 분들에게는 비추천합니다! : '다소 지루한 전개를 싫어하는 분', '야구 경기 장면이 많을 것이라 예상한 분'

 

여기까지 영화를 보지 않은 분들을 위한 스포일러 없는 영화 소개입니다.

 

아래로 내리시면, 제가 영화를 여러분들에게 추천하게 된 계기를 스포일러와 함께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빌리 빈에게 있어 야구란

 

 

 빌리 빈은 이전에 촉망받던 유망주였습니다. 스탠퍼드를 전액 장학금으로 진학할 수 있던 사람이었지만, 이를 포기하고 메이저리그로 향한 사람이었죠. 밝은 미래만 펼쳐질 것 같던 그의 인생은 거기서부터 꼬이기 시작합니다. 근 6-7년 동안 초라한 성적을 보이며, 스스로 선수를 때려치우고 선수 영입으로 넘어간 사람이죠.

 

 그에겐 야구란 아픔입니다. 그는 자신의 모든 것을 바쳐 야구를 사랑했습니다. 스탠퍼드라는 대학도, 자신의 젊은 시절도 모두 바쳐가며 야구를 사랑했습니다. 그럼에도 야구는 그에게 좌절을 선사했습니다. 마운드에 나가면, 나갈수록, 그가 배트를 집으면, 집을수록 자신의 가치는 낮아졌고, 야구를 사랑하기 힘들게 만들었습니다. 심지어 젊은 시절에 다른 것을 배우지 못해, 야구를 제외한 다른 일을 시도하기도 어려워진 빌리는 결국 자신이 알고 있는 야구 선수 영입을 하게 된 것이었습니다. 야구를 사랑하나, 자신을 밀어내는 야구. 일생을 걸어온 그가 꼭 쟁취하고 싶은 것이 바로 야구에서의 승리일 것입니다.

 

 그는 야구를 쟁취하기 위해 별 노력을 다합니다. 선수 시절, 자신이 패배했던 기억 때문에 생겨버린 '내가 야구를 보면 그 경기는 진다'라는 징크스를 피하기 위해 경기장을 피하는 모습. 낡은 사고방식으로 생각하며, 자신을 파멸로 이끈 구단의 스카우터와 코치진의 의견보다는 새로운 관점으로 야구를 바라보며, 쇄신을 이끌 피터를 영입하는 등 여러 가지 방법으로 개혁을 시도합니다.

 

 그는 자신의 혁신을 위해 코치진의 의견을 무시하고 계획을 끝까지 밀어붙입니다. 딸과 멀어지지 않고, 안정적으로 대학교를 보내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돈벌이가 필요한 상황이었지만, 고집스러운 자세로 구단과 마찰이 잦아진 상태. 만일 빌리의 계획이 뜻대로 성공하지 않으면 그는 옷을 벗고, 야구계에 다시 돌아올 생각조차 하지 못할 것입니다.

 

 

 그럼에도 그는 포기하지 않습니다. 돈으로 구성된 위계로 지배되는 야구계에 새로운 바람을 몰고 오려고 노력합니다. 시답지 않아 보이는 숫자 놀음에 자신의 인생을 걸면서 말이죠.

 

 진심 어린 그의 도전은 결국 빛을 보게 됩니다. 온갖 조롱과 멸시를 받았던 리그 최하위, 빌리의 팀은 연승에 연승을 거듭해 1위까지 올라갈 수 있었죠. 심지어 미국 메이저리그 역사상 어떤 팀도 달성해보지 못한 20연승이라는 위업을 달성하게 됩니다. 비록 팀은 작년과 같이 플레이오프에서 떨어지기는 하나, 빌리 빈이 불러온 새로운 바람은 메이저리그 역사에 전후무후한 언더독 서사를 써 내려가지 않았나 싶습니다.

 

스타 선수가 없는 팀은 우승할 수 없는가?

 

 

 빌리가 야구계에 불러온 바람은 상당히 신선합니다. 기존의 야구계에서는 출중한 능력을 기반으로 하여, 구설수가 없고, 스타성이 있는 선수를 영입하는 것이 관례였습니다. 타율, 장타율, 홈런 수, 도루 성공률 등 어느 하나 부족하지 않은 육각형 선수가 팀의 승리를 이끌 에이스로 뽑혔으며, 부가적으로 멋진 외모와 절도 있는 타격, 투수폼을 지닌 선수는 경기장 티켓 판매를 책임질 스타 선수로 지목되었습니다.

 

 어쩌면 당연한 현상일지도 모릅니다. 능력 있고, 관중을 응집할 수 있는 선수 하나를 영입하려면 엄청난 비용이 드는 현상이요. 영입할 때는 리스크가 큰 비용일지는 몰라도, 계약 기간 내내 한 선수가 구단에 기여하는 바는 엄청나기 때문에 남는 장사일 가능성이 높죠. 그렇기에 부자 구단은 비싼 가격에 선수를 영입하고, 더 큰돈을 버는 선순환이 반복되고, 가난한 구단은 싼 가격에 선수를 영입하지만, 돈을 충분히 벌지 못해, 다시 싼 선수를 영입하는 악순환이 반복됩니다.

 

 가난한 구단은 그 악순환에 익숙해져 있습니다. 돈이 없으니 싼 가격에 끊임없이 유망주를 영입하는 구조예요. 비용 문제에 얽매인 그들은 결국 야구에서 중요한 사실을 깜빡합니다. 비용이 비싼 선수를 영입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닌, 승리를 위한 선수를 영입해야 우승할 수 있다는 사실을요.

 

 이빨이 없더라도, 잇몸으로 씹을 수 있다는 것을 망각한 것입니다.

 

 빌리는 이 문제를 정확히 진단합니다. 명품 타자 '지암비'는 분명 대체 불가능의 스타 선수이기는 합니다. 그러나 그의 능력을 잘게 쪼개어 다른 사람으로 대체하는 것은 가능할지도 모릅니다. 이상적인 조합과 알맞은 훈련이 가미되면, 그의 큰 공백을 메꾸어 다시 한번 우승에 도전해 볼 수 있는 상황이죠.

 

 결국 그의 완고한 자세와 철학, 그리고 머니볼 이론이 가미된 오클랜드 구단은 역사가 되었습니다. 이 성공은 부자 구단마저도 기존의 사고방식을 버리고, 빌리가 만든 새로운 바람을 따라 하게 만들기도 하죠. 가난한 구단, 부자 구단 중 어느 하나 깨닫고 있지 못했던 중요한 사실, 승리를 구매하는 것. 결국엔 씹어서 삼키면 된다는 것을 다시금 상기시킨 놀라운 사건이 아닐까 싶습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는 있으나, 영화화를 위해 다소 각색이 많이 들어가 있습니다. 따라서 실제로 빌리와 구단 사람들이 어땠는지에 대해서는 검색을 통해 알아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한 줄 평으로 마무리하겠습니다.

 

 

"이빨이 없더라도, 잇몸이 있다는 것을 망각하지 않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