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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추천] 서던 리치: 소멸의 땅 - 모든 것을 집어삼키는 죽음의 땅으로 (Annihilation, 2018)

무비서포터 2023. 8. 9. 00:00

안녕하세요. 무비서포터입니다.

 

 오늘 들고 온 영화는 넷플릭스에 올라와 있는 '서던 리치: 소멸의 땅'입니다. 초자연적인 현상이 일어나는 쉬머라는 공간을 파악하기 위해 연구팀을 내부로 보내는 이야기이죠. 기괴한 상상력과 그를 표현하는 방식은 상당히 독특해서 알 수 없는 긴장감을 유발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그리고 불가사의한 현상의 진상을 파악하는 과정이 긴박하고, 공포스럽게 이루어져, 크리쳐물 혹은 포스트 아포칼립스물과 같은 기분을 받기도 합니다. 

 


 

영화 소개 (스포일러 x)

 

 

 

"당신은 레나가 아니군요"

- 극 중 케인의 대사

 

장르 : 스릴러, SF, 고어

감독 : 알렉스 가랜드

주연 : 나탈리 포트만(레나), 오스카 아이삭(케인), 제니퍼 제이슨 리(벤트레스 박사), 테사 톰슨(조시 라데크), 지나 로드리게스(안야 서렌슨), 튜바 노보트니(카스 셰퍼드)

상영 시간 : 115분

 

 이야기는 레나가 취조를 받으며 시작됩니다. 갓 쉬머에서 돌아온 그녀는 4개월 동안 그곳에서 체류하고, 안전하게 돌아온 상황이었죠. 4개월이나 내부에 있었다는 요원의 말에 레나는 깜짝 놀라며, 그렇게나 시간이 흐른 줄 몰랐다고 답합니다. 얼마나 그곳에 있었는지 체감하지 못하는 것처럼 보였죠. 요원은 함께 들어갔던 연구진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호명하며, 생사를 묻습니다. 조시 라데크는 어떻게 되었는지 모르고 셰퍼드와 서렌슨은 사망, 벤트레스도 행방을 모릅니다.

 

 장면이 넘어가고, 레나가 대학교에서 의학을 가리키는 장면으로 넘어갑니다. 주제는 세포의 기원을 다루고 있죠. 아주 먼 과거, 단세포 생물은 분열을 통해 다세포를 만들어냈고, 이는 모든 생물들의 기원이 되었습니다. 그녀가 예시로 보여준 세포트는 한 여성의 자궁에서 추출한 암세포를 보여주고 있었죠. 그것들은 멈추지 않고, 무한정 세포분열하는 세포였습니다.

 

 강의를 마친 레나는 계단을 타고 내려가다가, 대니엘이 부르는 소리에 멈춰 섭니다. 대니엘은 자신의 집에서 열리는 파티에 레나를 초대하지만, 레나는 집에 페인트를 칠해야 한다며 그의 제안을 거절하죠. 그러자 대니엘은 일 년이나 지났으면, 이제 극복할 때가 되었다며 그녀를 다독이지만, 레나의 아직 보통 사람들처럼 밝은 모습으로 파티에 참석할 수 없는 듯합니다. 그녀는 그의 부탁을 재차 거절하며 집으로 돌아와 페인트를 칠합니다.

 

 페인트를 칠하며, 자신을 떠나간 남편에 대한 추억을 기억하는 레나. 자신도 모르게 눈물이 흐르지만, 하루하루 그 아픔을 감내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러던 중, 낯선 사람의 발소리를 듣고 뒤를 돌아보는 레나. 그녀의 뒤에는 익숙한 사람이 서 있었습니다. 그는 바로 일 년 전에 사라졌던 남편, 케인. 반가웠던 레나는 단숨에 그에게 달려가 격렬한 포옹을 합니다.

 

 1층의 주방으로 내려와 그간 있던 일들에 대해 묻는 레나. 그러나 그녀가 질문하는 족족 케인은 하나도 기억나지 않는다고 답합니다. 레나는 군인인 그가 비밀작전을 수행했기 때문에 주변인에게 임무를 함구할 의무가 있는 것은 이해하지만, 당최 아무 말도 하지 않는 케인이 갑갑합니다. 결국 그의 손을 잡으며 어떻게 집에 왔는지 묻는 레나. 그는 그저 집으로 들어와 문이 열린 방으로 오니, 익숙한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고 답합니다. 그러면서 몸이 좋지 않다고 말하는 케인. 갑자기 코피를 흘리며 쓰러집니다.

 

 당황한 레나는 엠뷸런스로 그를 병원으로 데려가려고 하지만, 정체 모를 차들이 엠뷸런스를 정지시키고, 케인과 레나를 납치합니다. 영문을 모를 시설에서 눈을 뜨는 레나. 그곳에는 심리학 박사 벤트레스가 있었습니다. 그녀는 레나를 진정시키고 이곳 '서던 리치' 시설에 대해 설명합니다. 일 년 전에 발생한 의문의 소행성 충돌이 '쉬머'라는 공간을 만들어냈고, 그곳으로 들어간 드론, 인간, 생물은 돌아오지 않았으며, 연락조차 닿지 않았다는 사실과 그곳을 탐사하기 위해 케인이 팀을 꾸려 진입한 것을 알게 되었죠. 그리고 케인의 몸이 좋지 않은 이유는 쉬머 내부에서 병을 얻어 온 것으로 추측되는데, 그를 살리기 위해서는 병원을 알아야 한다고 말하죠.

 

 남편을 살리기 위해서는 정체불명의 공간으로 들어가야 하는 레나. 과연 그녀는 그곳에서 남편을 살릴 단서를 얻을 수 있을까요?

 

 

이런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 '크리쳐 공포물을 좋아하는 분', '독특한 상상력이 발휘된 영화를 좋아하는 분',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영화를 좋아하는 분'

 

이런 분들에게는 비추천합니다! : '기괴한 풍경 묘사를 싫어하는 분', 'SF를 싫어하는 분', '스토리가 난해한 영화를 싫어하는 분'

 

여기까지 영화를 보지 않은 분들을 위한 스포일러 없는 영화 소개입니다.

 

아래로 내리시면, 제가 영화를 여러분들에게 추천하게 된 계기를 스포일러와 함께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쉬머라는 공간

 

 

 쉬머의 발생은 어느 날 갑자기 우주에서 소행성이 추락해 등대와 충돌하며 발생하기 시작했습니다. 그곳에서는 기이한 현상들이 발생했는데요. 들어간 사람, 기계 전부 돌아오지 않았고, 내부와 외부는 연락조차 되지 않습니다. 미국 정부는 이 지역을 '쉬머'라 부르고, 일반인의 출입을 통제하고 잇었죠. 처음에는 규모가 작았기 때문에 별 문제가 없었지만, 점차 영역이 확대됨에 따라 일반인이 거주하는 마을까지 위협하기에 이릅니다.

 

 미 정부는 조사를 위해 군인들을 내부로 보내지만, 돌아온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습니다. 케인이 돌아오기 전까지는 말이죠. 그의 복귀는 또 다른 의문점들을 남기게 됩니다. 일 년 동안 어떤 일을 겪었는지 하나도 기억하지 못하는 케인. 그는 분명 내부에서 심각한 오염원에 노출되어 기억을 잃고, 내상을 입은 것처럼 보였습니다.

 

 레나는 남편을 구하기 위해 내부로 들어갑니다. 그곳에서 그녀가 겪는 문제점들을 나열해 보자면...

 

1. 자고 일어나니, 어제 무엇을 했는지 기억나지 않음.

2. 서로 다른 종의 꽃이 같은 뿌리에서 자라나고 있음.

3. 악어의 치열을 살펴보니, 초식동물의 치열을 가지고 있음.

4. 내부로 진입한 사람들의 몸에 변화가 발생하기 시작.

5. 곰이 죽은 대원의 목소리를 따라함.

6. 내부에서 외부로 전파를 발송하면, 다시 외벽에 부딪혀 되돌아옴.

7. 사슴이 스스로 복제되어 두 마리로 늘어남. 마치 세포 분열과 비슷한 느낌.

8. 레나의 피를 흡수한 생물체가 그녀의 행동을 그대로 복사함.

 

과 같은 일들을 겪게 됩니다.

 

 저는 이 현상들이 다세포 생물들의 단세포 생물화와 같다고 생각합니다. 쉬머라는 생물체 내부에서, 나머지들은 그 공간의 세포처럼 활동하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생물 발전의 역사를 살펴보았을 때, 단세포 생물은 세포 분열과 돌연변이 발생을 통해 다세포 생물로 발전되었습니다. 

 

 그러나 쉬머 내부에서는 서로 다른 다세포 생물의 형질이 하나로 합쳐져 단세포 생물화되는 것을 2, 3, 4, 5, 7, 8을 통해 확인할 수 있죠. 영화 초기에 레나가 보여준 암세포가 쉬머와 같고, 그 속에서 동화 및 분열되는 생물체들이 쉬머의 DNA, RNA와 같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존재론적인 관점

 

 

 영화에서 혼란스러운 지점 중 하나는 케인이 진짜 케인이 맞는가에 대한 질문입니다. 등대에 저장되어 있던 레코드에서는 두 케인이 등장합니다. 소이탄에 사망한 케인과 이를 기록한 케인 둘이 등장하고 있죠. 이는 마치 사슴이 스스로 복제되었듯, 레나의 복제가 형성되었던 것과 비슷한 원리로 케인이 만들어진 것으로 보입니다. 소이탄으로 자살한 케인의 말에 따르면, 사망한 케인이 외부 세상에서 들어온 케인이고, 레나의 집으로 찾아간 케인이 복제된 케인으로 비치죠.

 

 그렇다면 세포분열과 같은 방식으로 생성도니 케인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같은 DNA를 지닌 케인은 이전의 케인과 동일한 케인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여기서 확장하여 단세포 생물로부터 시작되었던 동식물들은 같은 조상을 공유하는 개체들은 아닐까요? 그렇다면 인간이 곰이 되고, 사슴이 되고, 곰팡이와 같은 존재라고 생각해 볼 수도 있지 않을까요? 세포들은 6개월이 지나면 완전히 새로운 세포로 변경된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6개월 전의 우리와 현재의 우리, 그리고 6개월 뒤의 우리는 과연 나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그리고 덧붙여서 중간에 대원들이 잠에서 깨어났을 때, 어제 있었던 일을 기억하지 못하는 장면이 있습니다. 마치 복제된 케인이 전에 벌어진 일을 기억하지 못하듯, 그들도 동일하게 기억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 과연, 레나는 레나가 맞을까요?


 저는 '나'라는 존재에 대한 의문을 생물학적인 관점으로 제기하는 영화를 보게 되어 재밌는 시간을 보낸 것 같습니다. 게다가 기괴한 이미지들과 긴박감 넘치는 사건들은 마지막까지 손에 땀을 쥐게 만들더군요. 가끔씩은 이런 장르를 찾아보는 것도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한 줄 평으로 마무리하겠습니다.

 

"단세포로 회귀하여, 되짚어보는 '나'라는 존재"

 

영화 추천은 매주 월, 수, 금요일 정각에 업로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