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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추천] 마더 (Mother, 2009)

무비서포터 2023. 5. 6. 00:00

안녕하세요. 무비서포터입니다.

 

 오늘 들고 온 영화는 봉준호 감독의 마더입니다. 오프닝씬과 엔딩씬이 인상적인 영화로 유명하죠. 그리고 배우 김혜자와 원빈의 명연기를 볼 수 있는 좋은 영화이기도 합니다. 참고로 원빈은 영화 '마더' 이후 영화 '아저씨'를 마지막으로 근 12년간 영화 촬영을 하고 있지 않습니다. 그의 좋은 연기를 볼 수 있는 최근작...이라고 볼 수도 있죠. 부가적으로 봉준호 감독이 이 영화를 통해 보통의 사람들이 쉬이 건드리지 못하는 불가침의 영역을 두드립니다. '모성애'인데요. 어떤 방식으로 주제를 다루는지 관찰하는 것도 하나의 재미있는 관점이 될 것 같습니다.

 


 

  • 영화 소개 (스포일러 x)

 

 

마더 예고편
"아무도 믿지마... 엄마가 구해줄게..."

- 영화 내 엄마 대사

 

 

장르 : 범죄, 드라마, 스릴러, 미스터리, 서스펜스, 피카레스크

감독 : 봉준호

주연 : 김혜자 (혜자), 원빈 (도준), 진구(진태)

상영 시간 : 128분

 

  이야기는 읍내 약재상에서 시작합니다. 작두로 한약재를 썰고 있는 혜자는 자칫 자신의 손가락이 잘릴 수 있는 상황이지만, 건물 외부에 서 있는 아들 도준에게 신경이 곤두서 있는데요. 이는 도준이 어수룩하기에 예상치 못한 상황을 대비하기 위함입니다. 그런데 그녀의 불안한 느낌은 틀리지 않았습니다. 갑작스레 지나가는 차에 거의 치일뻔한 도준, 혜자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도준을 향해 뛰쳐나갑니다. 아들에게 피가 난다며 걱정하는 혜자, 정작 그 피는 방금 작두로 본인을 벤 상처에서 나오는 피였습니다. 도준은 동네 친구 진태와 함께 위험 운전을 한 사람에게 복수하기 위해 골프장을 찾아가 해코지를 하죠. 그날 저녁, 도준은 진태와 술을 진탕 마시고는 집으로 걸어가게 됩니다. 한 여학생에게 계속해서 말을 거는 도준. 어두운 밤길에 낯선 남성이 말을 걸어 두려움에 떠는 여학생은 대답하지 않고, 도준을 무시합니다. 그리고... 다음 날, 도준이 따라가던 여학생은 옥상 난간에 걸린 변사체로 발견됩니다. 곧바로 용의 선상에 오르고, 감옥에 수감된 도준. 혜자는 도준이 사람을 죽일 리가 없다며, 아들의 무고를 증명하기 위해 마을을 배회하기 시작합니다.

 

 

 

이런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 '고정관념을 깨부수는 영화를 좋아하는 분', '미스터리물을 좋아하는 분', '예술적인 영화를 좋아하는 분'

 

이런 분들에게는 비추천합니다! : '찝찝한 결말을 싫어하는 분', '사회적으로 용인되지 않는 부도덕한 행위를 보기 싫어하는 분', '갑갑한 전개를 싫어하는 분'

 

여기까지 영화를 보지 않은 분들을 위한 스포일러 없는 영화 소개입니다.

 

아래로 내리시면, 제가 영화를 여러분들에게 추천하는 이유를 스포일러와 함께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본문에 앞서, 노래를 틀고 시작하시죠!

 

 

  • 당신의 자녀를 위해 무엇까지 할 수 있나요?

 

 

  부모는 자식을 사랑으로 키운다고 합니다. 우리는 그 사랑은 '모성애' 혹은 '부성애'라고 부르죠. 자식을 위해 음식을 나눠주고, 품어주며, 필요하면 자신을 희생하기도 하는 이 맹목적인 사랑은 높은 지능을 가진 '인간'뿐만이 아니라, 개, 고양이와 같은 짐승에게도 빈번하게 관찰되는 현상입니다. 종족을 유지해야 한다는 이성적인 사고를 거쳐 나오는 것이 아닌, 본능적으로 그 사랑을 자식에게 나눠준다고 볼 수 있겠죠. 자신의 자식이 어떤 모습이던, 어떤 상황이던, 자식을 사랑하는 것은 부모의 본능이라 여길 수 있으며, 사회는 위와 같은 사랑을 숭고한 사랑으로 칭송하기도 합니다.

 

 예시로 다운 증후군을 가진 아이를 20여년간 수발을 들어가며 양육하는 부모님처럼 현실에 강림한 성인군자의 모습을 보이는 부모님들이 존재합니다. 이들이 사회적으로 동정과 존중을 동시에 받는 것은 외부인이 보기에는 갖은 고초에도 불구하고, 희생하는 모습이 애잔하면서도, 존경스럽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렇기에 속으로, 혹은 당사자에게 직접 자신이 관찰한 그들의 노고에 관한 예찬을 남기고는 합니다.

 

 하지만 부모는 다른 사람의 예찬을 듣기 위해 부모 노릇을 하는 것이 아닙니다. 자식의 옷을 입히기 위해, 자식의 대노변을 가리기 위해, 자신은 움직여야 하고, 자기 자신을 희생해야 합니다. 일분일초를 자식에게 맞춘 부모에겐 자신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OO부모'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태어난 그들은 자신의 정체성을 잃고, 자식에게 자신을 맞춘 새로운 세상을 구축하게 됩니다. 외부의 칭찬과 격려를 위해 만들어진 세상이 아닌, 오직 자식만을 위한 세상.

 

 

 부모는 노력합니다. 그 세상이 온전하길. 부모는 노력합니다. 그 세상이 틀리지 않기를...

 

 영화에 등장한 엄마 혜자는 어수룩한 도준 때문에 한시도 눈을 뗄 수 없는 삶을 살아 왔습니다. 늘 말썽을 부려 걱정을 만드는 못난 아들이지만, 그럼에도 그녀가 틀리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것이 하나가 있습니다. 도준이는 착하다는 것을요. 남을 해치지 않을 도준이기에 혜자는 살인혐의로 체포된 아들의 무고를 입증하기 위해 동분서주합니다. 아니, 자신이 만든 세상이 깨지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며 광기에 휩싸인 채로 마을을 떠돕니다.

 

 그 세상은 마치 작고, 하찮은 것처럼 보입니다. 영화는 배우 김혜자를 작게 잡고, 풍경을 보여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녀의 세상이 그저 마을을 배회하는 한 사람처럼, 그녀가 지키고자 하는 세상이 다른 사람의 눈에는 별 볼 일 없어 보이듯이 느껴집니다. 경찰에게, 변호사에게 외면당하는 소시민의 세상은 작고 비루해 보일지라도, 상관없습니다. 아들의 무고를 입증할 증거를 찾고, 자신이 살아온 삶을 부정당하지 않고, 아들을 돌려받는다면, 그 어떤 고난도 그녀에게 문제가 될 것이 없었습니다.

 

 살해 목격자를 직접 만나기 전까지는요...

 

 도준은 여학생을 살해했습니다. 의도했건, 의도하지 않았건 도준은 여학생을 살해했습니다. 그녀는 틀렸습니다. 아니, 그녀의 삶이, 그녀의 세상이 부정 당했습니다. 목격자는 수화기로 달려가, 확실히 경찰에게 증언하고자 합니다. 시간이 없습니다. 목격자는 그녀의 세상을 파괴하려 급히 움직이고 있습니다. 혜자는 몽키 스패너를 들어, 목격자의 뒤통수를 사정없이 가격합니다. 그때, 그녀가 내뱉는 말... '아니야!'

 

 네, 그녀의 세상은 틀릴 수 없습니다. 틀려서는 안됩니다. 그리고, 영원히 지속될 것입니다.

 

 여기서 소제목을 바꿔야 할 것 같습니다.

 

 '당신을 희생하며 만들어낸 자식을 위한 세상을 지키기 위해 무엇까지 할 수 있으신가요?'

 

 

  • 모성애, 부성애의 끝

 

 

 영화를 본 사람 중, 배우 김혜자가 연기하는 어머니의 사랑을 '뒤틀린 모성애'라고 표현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모성애의 정의가 '자식을 위해 목숨 바쳐 희생할 수 있는 사랑'이라면, 혜자의 행동은 모성애의 극치를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판단이 올바르지 못한 사람이라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사랑하는 마음은 크지만, 당장의 사건을 덮어버리기 위해 본질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한 사람이요. 혹은 자신이 만들어낸 이상을 부정하기 싫은, 부정할 수 없는, 내면의 건강이 불량한 한 사람이 놓여 있었을 뿐이라 생각합니다.

 

 


 

 봉준호 감독은 영화 '마더'를 통해 모성애 혹은 부성애의 본질이 무엇인지 관객에게 묻고 있고, 그 종착지 중 하나를 적나라하게 표현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과연 여러분들이 생각하는 모성애의 종착지는 무엇인가요?

 

 

 

 그럼 저는 이만 물러 나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들을 지키는 것인가, 자신을 지키는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