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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추천] 괴물 (The host, 2006)

무비서포터 2023. 4. 29. 00:00

안녕하세요. 무비서포터입니다.

 

오늘 여러분들에게 추천드리고자 하는 영화는 2006년에 개봉한 봉준호 감독의 '괴물'이라는 영화입니다. 저는 이 영화를 초등학생 때 극장에서 봤던 기억이 있는데요. 초등학생이었던 저에겐 신선한 충격이었고, 영화를 보는 눈을 높여버린 명작이었습니다. 당시에는 잘 만들어진 괴물 서스펜스 영화처럼 대했다면, 나이가 든 지금은 거기에 사회 비판, 풍자적인 시선이 추가된 영화로  색다른 맛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 되었네요.

 


  • 영화 소개 (스포일러 x)

 

괴몰 4k 리마스터 프랑스 예고편
햇살 가득한 평화로운 한강둔치
눈앞에서 딸을 잃었고, 가족의 사투가 시작된다

- 다음영화 괴물 소개 문구

 

 

장르 : 스릴러, 드라마, SF, 괴수, 가족

감독 : 봉준호

주연 : 송강호(박강두), 변희봉(박희봉), 박해일(박남일), 배두나(박남주), 고아성(박현서)

상영 시간 : 119분

 

 이야기는 한 미군 부대의 실험실에서 시작합니다. 먼지 낀 실험실을 정돈하며 포름 할데하이드 시약통에 먼지가 낀 것을 확인한 더글라스는 한국인 군무원에게 포름 할데하이드를 한강에 방류하라고 지시합니다. 넓디넓은 한강, 어떤 독극물이 들어와도 정화를 시킬 것 같던 한강도 무수히 많은 포름 할데하이드를 감당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우연의 일치인지 독극물을 방류하고 시간이 다소 흐른 후, 한강 물속에는 정체 모를 무언가를 본 사람이 생기기 시작하고...

 시민들은 그것도 모른채 날씨 좋은 날 한강에서 돗자리를 피고, 오징어를 구워 먹으며 여유를 즐깁니다. 박강두, 변희봉은 한강 노점상에서 음식을 팔며 생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마침 강두의 딸, 현서가 하교하며 남주의 양궁 경기를 하던 그때... 한강에서 괴물이 올라와 활동을 시작합니다. 

 

 

 

이런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 '괴수에게 대항하는 영화를 좋아하는 분', '가족 영화를 좋아하는 분', '사회 비판적인 영화를 좋아하는 분'

 

이런 분들에게는 비추천합니다! : '화끈한 액션이 가미된 크리쳐물을 기대하는 분', '갑갑한 캐릭터, 행동을 보는 걸 싫어하는 분'

 

여기까지 영화를 보지 않은 분들을 위한 스포일러 없는 영화 소개입니다.

 

아래로 내리시면, 제가 영화를 여러분들에게 추천하는 이유를 스포일러와 함께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시작하기에 앞서, 노래를 들으면서 시작하시죠!

 

 

  • 완벽에 가까운 서스펜스 연출

 

 

 괴물은 CG 사용을 극도로 절제한 영화라고 합니다. 실제로 괴물이 등장하는 씬은 손에 꼽을 정도라고 하죠. 아무래도 CG를 자주 사용하면 제작비가 증가할 것이고, 한국영화 특성상 많은 제작비를 사용하지 못하기에 문제가 될 것입니다.

 

 그렇다면 관객을 긴장시킬 서스펜스를 어디서 가져오는 것이 좋을까요? 영화에서 서스펜스를 유발하는 방식은 크게 세 단계로 나눌 수 있습니다. 영화 초반부 '미지의 공포', 관객이 학습하지 못한 종류의 괴물이 등장합니다. 그 괴물의 힘이 인간이 대적할 수 있을지 가늠할 수 없기에 오는 불안감이죠. 그리고 초반부에 관객에게 '공포의 학습'을 시키고 넘어갑니다. 한강에서 도망치는 난장판을 보며, 감히 인간이 대적할 수 없는 존재라는 것을 관객에게 학습시키죠. 그렇기에 차후 영화에서 괴물의 그림자, 숨소리 등이 나오면 관객도 더러 긴장을 하게 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제작비를 줄이고, 서스펜스를 극한으로 끌어 올릴 수 있던 것은 제한된 카메라 시야와 인물들의 연기입니다. 이를 이용한 예시로, 공포게임 '데드 스페이스'에서는 등장인물의 등에 시야를 방해받는 제한된 3인칭으로 게임을 진행합니다. 앞에서 무엇이, 언제 튀어나올지 모르게 만드는 갑갑한 시야는 플레이어의 긴장을 지속해서 유발하게 한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영화 '괴물'도 유사합니다. 괴물을 정면으로 보여주는 장면은 영화 내에서도 손에 꼽습니다. 대부분 괴물 주위에 있는 인물에 카메라 초점을 맞추고, 그들의 리액션(Re-action)을 보여주는 식으로 서스펜스를 자아냅니다. 참으로 영리한 방식이 아닐 수 없습니다.

 

  • 캐릭터의 인간미 (Art of Piksari)

 

 

 봉준호 감독을 인터뷰 했던 한 프랑스 영화 잡지 '까이에 뒤 시네마'에서 감독의 작품들에서 공통적으로 극 전개를 유발하는 요인이 '삑사리'에서 왔다고 소개합니다. 실제로도 봉준호 감독의 작품들 전반적으로 미끄러지고, 실수하는 우스꽝스러운 캐릭터가 등장하고는 하는데요, 영화 괴물은 다른 작품들에 비해 그 빈도가 상당하다고 할 수 있으며, 영화 내에서 상당히 중요한 지점들에 등장합니다.

 

1) 강두가 현서의 손을 놓치고, 다른 여학생의 손을 잡음 - 가족 전원이 현서를 찾기 위한 사투의 시작

2) 강두가 샷건의 남은 총알 개수를 잘못 기억함 - 희봉의 죽음으로 이어짐

3) 남일이 마지막 남은 화염병을 던지지 못하고 놓침 - 다행스럽게도 남주가 화살에 불을 붙여 괴물을 맞춤

 

 이외에도 다양한 장면에서 캐릭터의 인간미가 드러나고 있습니다. 강두가 주사기를 들고 위협하자 호들갑을 부리는 의료진들, 경사에서 미끄러지기도 하는 괴물의 모습 등이 곳곳에 배치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 사회 비판, 풍자

 

 

 

 영화의 시작은 미군 기지에서 독극물을 방류하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이 사건은 실제로 대한민국에서 2000년에 일어났던 맥팔랜드 사건을 반영한 것인데요, 실제로도 포르말린 475ml 480병을 한강으로 방류했습니다. 이외에도 바이러스는 실존하지도 않으면서 국민을 통제하려는 정부, 한강 둔치에 세워둔 간이 의료시설 앞에서 바비큐 파티를 하는 군인과 국정원 요원들, 통신사에 취직했어도 카드빚이 6천이 넘는다는 친구의 한탄 등 당시의 시대상과 논란거리를 반영한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골자는 괴물이라는 존재입니다. 괴물은 미군부대의 잘못된 행위로 시작되었습니다. 함께 일하는 한국인 군무원도 쉬쉬하며 방류하는 것에 동조하고요. 결국 괴물이라는 존재는 응당 저지르면 안 될 일로 발생한 재앙적인 존재입니다. 그리고 그 재앙은 어두운 수면 아래에서, 많은 사람들이 눈여겨보지 않는 곳에서 자라나고 있던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그 재앙이 수면 위로 분출할 때, 우리는 안일했던 행동의 대가를 치르게 되는 것입니다.

 

 괴물이라는 존재는 정부를 시험에 들게 합니다. '왜 발생했는가?',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 등 여러 문제들이 정부 앞에 놓이게 됩니다. 작중에서 희봉은 남일의 '바이러스가 진짜 있기는 한거야?'라는 물음에 '위쪽에서 그러니까, 그런 거지'라는 안일한 답변을 합니다. 정작 우리나라 정부도 잘못된 미군 보고를 인용하여 발표를 했음에도 말입니다. 원인을 규명하고, 올바른 대처를 해야 할 정부가, 잘못된 정보를 바탕으로, 잘못된 대처를, 안일하게 하고 있는 모습. 이 영화에서 그려진 정부는 아마도 0점짜리 괴물 시험을 치른 것 같군요.

 

 영화 마지막 에이전트 옐로우가 살포되는 장면은 정부의 나태함이 세상에 드러나는 순간이 아닐 수 없습니다. 경찰의 권총도, 에이전트 옐로우도 괴물에게 전혀 소용이 없었지만, 강두의 창과 남일의 화염병, 남주의 화살이 괴물에게 최후를 선사할 수 있었습니다. 이는 마치 다가올, 닥칠 재앙에 진정으로 대처할 수 있는 것은 민중들이라는 것을 강조하는 엔딩이 아닌가 추측해 봅니다.

 


 

오랜만에 봐도 세련되고, 완성도 높은 영화인 '괴물'. 강력하게 추천하는 영화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모든 게 정치다. (더 크라운 시즌1, 윈스턴 처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