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무비서포터입니다.
오늘 들고 온 영화는 '플로리다 프로젝트'라는 작품입니다. 미국 소외계층의 삶을 주로 담아내는 감독으로 이 작품이 가장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졌죠. 집이 없어 모텔에 투숙하며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경제적 하층민의 삶을 어린아이의 시선으로 담아낸 작품으로 아이들의 사랑스러움과 대비되는 현실이 처절하게 느껴지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GDP 1위 국가를 자랑하는 미국의 오점으로 남을 프로젝트를 보고 싶은 분들에게 '플로리다 프로젝트', 추천드립니다.
영화 소개 (스포일러 x) |
"난 어른들이 울기 직전에 어떤 표정을 하는지 알아" - 극 중 무니의 대사 |
장르 : 드라마
감독 : 션 베이커
주연 : 윌렘 데포(바비), 브루클린 프린스(무니), 브리아 비나이트(핼리), 클리스토퍼 리베라(스쿠티), 발레리아 코토(젠시), 멜라 머더(애슐리)
상영 시간 : 115분
영화는 매직 캐슬 모텔의 계단 아래에서 휴식을 취하는 무니와 스쿠티를 보여주며 시작합니다. 그들은 모텔에 거주하는 노숙자들의 자녀로 학교에 가기는 이른 나이의 아이들입니다. 말없이 시간을 보내던 둘은 멀리서 들려오는 소리에 고개를 돌립니다. 저 멀리서 퓨처랜드 모텔에 거주하는 디키가 달려오며 새로운 차량이 들어왔다고 알려주죠. 그들은 당장 퓨처랜드 모텔로 달려가 새로 온 파란 차를 확인하고는 2층으로 올라갑니다. 그리고는 난간에 앉아, 그 차를 향해 사정없이 침을 뱉죠. 차주인은 방에서 나와 담배를 피우다가 자신의 차량이 더러워진 것을 확인하고는 아이들에게 화를 냅니다. 그러자 아이들은 일말의 죄책감 없이 차주인에게 욕을 지껄이죠.
무니는 도망쳐 매직 캐슬로 들어오지만, 차주인은 찾아냅니다. 매직 캐슬 매니저를 대동하고 무니의 어머니, 핼리의 방으로 찾아가죠. 아이들은 침을 뱉은 적이 없다고 발뺌하지만, 결국 청소도구를 집어 들고 일을 수습하러 갑니다. 무니와 스쿠티는 신나게 차를 닦습니다. 마치 하나의 놀이처럼 말이죠. 차주인은 반성 없이 차를 닦는 태도에 대해 지적하고자 하지만, 핼리는 그 태도가 뭐가 문제냐며 작은 일로 치부합니다. 무니는 차주인의 손녀 젠시에게도 함께 닦자고 제안하며, 그들은 친해지기 시작합니다.
레스토랑 뒤에서 스쿠티의 어머니, 애슐리를 기다리는 무니와 스쿠티. 뒷 문이 열리고 애슐리는 먹을 것을 챙겨주죠. 그날밤, 핼리는 애슐리와 밤에 축제를 나갑니다. 차려입고,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축제를 즐기지만, 애슐리의 승진 누락 소식을 듣고는 핼리는 자신이 누락된 것처럼 분노합니다. 그러자 애슐리는 걱정 말라며, 다음에 자신이 점장이 되면 핼리를 반드시 뽑아주겠다고 약속합니다.
다음날, 핼리는 보조금을 신청하기 위해 기관을 찾아갑니다. 스트리퍼로 일하던 곳에서 성매매를 강요하기에 일을 그만두었던 핼리. 그러나 보조금을 수령하기 위해서는 최소 일주일에 30시간은 근무해야 한다고 합니다. 직장다운 직장도 찾을 수 없는 상황 속에서, 정부의 보조금마저 수령할 수 없는 상황. 핼리는 직원에게 무례한 말을 내뱉고 밖으로 나갑니다. 과연 핼리와 무니는 남들처럼 돈을 벌고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을까요?
이런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 '사회고발적 영화를 좋아하는 분', '아이러니한 영화를 좋아하는 분', '미국 하류층의 실상을 알고 싶은 분'
이런 분들에게는 비추천합니다! : '갑갑한 영화를 싫어하는 분', '부도덕한 인물이 등장하는 영화를 싫어하는 분'
여기까지 영화를 보지 않은 분들을 위한 스포일러 없는 영화 소개입니다.
아래로 내리시면, 제가 영화를 여러분들에게 추천하게 된 계기를 스포일러와 함께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플로리다 프로젝트 |
플로리다 프로젝트는 실제 1946년 New Orleans 주에서 거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주거 시설을 지었던 프로젝트입니다. 2-3층 높이의 47개 동의 빌라 하우스를 대규모로 제공하여 약 1300여 명의 인구를 수용하기 위해 추진되었죠. 원래는 백인이 거주하던 공간이었지만, 점차 흑인이 거주하는 공간으로 바뀌었고, 1990년대에 이르면 지역에서 가장 높은 살인율을 자랑하는 지역으로 바뀌게 됩니다. [1] 물론 영화의 배경이 되는 디즈니 랜드 주변의 이야기는 아닙니다. 아마 슬럼화되어 문제가 되었던 기존의 정책과, 디즈니 랜드가 플로리다에 있는 것을 고려해 제목을 이와 같이 정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다면 영화에서 나온 노숙자 모텔촌에 대해 알아볼까요? 꿈과 환상으로 가득 찬 디즈니 랜드. 그러나 주위는 그렇지 않습니다. 영화에서 묘사된 매직캐슬의 이야기는 거짓이 아닙니다. 원래는 여행객을 투숙자로 받아야 하지만, 노숙자들의 주거 공간으로 전락한 모텔들. 그곳에는 집 살 여유가 없는 저소득층 가정들이 아이를 키우고 있습니다. 심지어 살인마, 마약중독자와 같은 위험한 인물들이 돌아다니는 위험한 지역에서 거주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곳의 범죄율은 25%대로 미국 전역 평균보다 10%나 높은 상황입니다.
이곳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모텔촌이 게토(2차 대전 당시, 나치 독일 치하에 놓였던 유대인들이 강제적으로 거주했던 지역)와 같다고 말합니다. 모텔에 거주하는 인물들이 모두 부랑아가 아니며, 근면하게 일하는 사람들도 많다고 합니다. 그러나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그들은 모텔촌을 벗어날 수 없어 좌절한다고 합니다. 아무리 노력해도 탈출할 수 없는 지옥. 돈이라는 족쇄에 묶여, 오도 가도 못하는 그들의 상황이 게토에 갇힌 유대인과 비슷하다고 비유하는 것이죠. [2]
그저 사람답게 행동 했을 뿐 |
처음 영화를 보았을 때, 아이들이 버릇없는 행동은 상당히 거슬렸습니다. 남의 차에 막무가내로 침을 뱉는 행동, 다른 사람들에게 구걸하는 행동 등 마치 가정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한 행동들이 마음을 불편하게 만들었습니다. 심지어 부모인 핼리의 태도도 상당히 의아했죠. 아이들의 무례한 행동을 별것도 아니라고 치부하는 모습. 그리고 차를 세차하면서 오히려 피해자 가족인 젠시에게 함께 청소하자고 제안하는 모습은 진심 어린 반성보다는, 이를 하나의 놀이로 생각하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러나 점차 영화는 그들의 삶을 하나씩 보여주기 시작합니다.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난 무니는 남들처럼 편안한 집에 거주할 수 없습니다. 여행객을 위해 마련된 모텔에 감당하기 힘든 월세를 내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죠. 심지어 장기투숙은 법으로 금지되어 있어, 일 년에 한 달은 다른 모텔에서 거주하다 돌아와야 합니다. 사실상 집을 구매할 수 없는 저소득층들에게 강제로 집을 구매하라고 강요하고 등 떠밀고 있는 것처럼 비치는 법안들...
게다가 돈을 벌 방법도 상당히 막막한 상황입니다. 영화 내내 핼리의 부모님은 등장하지 않습니다. 그녀의 남편도 보이지 않습니다. 그녀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 곳은 어느 하나 보이지 않았죠. 정부에서 지급하는 보조금이라도 받아보려고 노력하지만, 돌아오는 답변은 주 30시간 근무 요건을 채워오라는 말뿐입니다. 이는 그녀에게 상당히 난감한 조건이었습니다. 어릴 적부터 배운 것 없이 자란 핼리는 번듯한 직장을 구할 수 없었고, 구한다고 해도 성매매를 강요하는 시궁창 같은 직장들이죠.
그녀는 여행객에게 화장품을 파는 잡상인이 됩니다. 주변에 디즈니랜드도 있겠다, 기분 좋게 휴양하러 온 부자들이 많은 곳이었죠. 도매로 거저 구매한 물품들을 기꺼이 비싼 가격에 구매해 주는 호구들. 그러나 호텔 앞에서 호객행위를 더 이상 할 수 없게 되자, 성매매라는 거대한 늪에 발을 내딛게 됩니다.
심연으로 빠져드는 핼리의 모습을 우리는 비판할 수 있습니다. 생각이 짧고, 현명하지 못한 어머니라고 말이죠. 그러나 핼리도 자신과 비슷한 부모님을 두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생각할 기회를 얻지 못했고, 현명하기 위한 지식과 지혜를 전수받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잘못된 길에 들어가고 있다는 것조차 자각하고 있지 못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비록 현명하지 못할지라도, 우리는 그들에게서 인간미를 느낍니다. 무니는 교육시설과 안전한 놀이터가 없는 공간 속에서 아이처럼 즐겁게 놀고 있으며, 핼리는 무니를 사랑하는 어머니로 무니가 좋아하는 음식을 사 먹이고, 그녀와 함께 젠시의 생일파티를 열고, 같이 어울리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보통의 다른 사람들처럼요.
[1] Wikipedia - Florida Pojects : https://en.wikipedia.org/wiki/Florida_Projects
[2] The Guandian - In the shadow of Disney, living life on the margins : https://www.theguardian.com/us-news/2017/oct/15/in-the-shadow-of-disney-living-life-on-the-margins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한 줄 평으로 마무리하겠습니다.
"최선을 다해 평범한 부모처럼, 평범한 아이처럼 살아보려 했건만"
영화 추천은 매주 월, 수, 금요일 정각에 업로드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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